오늘 다음뉴스 보다가 눈에 띈 사연.
제목이 사건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긴하지만 너무 자극적인건 사실이라
낚시성인가 의심했는데 애석하게도 낚시는 아니었다.
내용은 친할머니와 살던 중학생 소년이 할머니를 살해하고 가출한 것.
중학생이 키워준 할머니 살해, 시신훼손
다음뉴스 대문에서 볼땐 이 제목이 아니었는데 어쨌든
예상대로 댓글에는 엄청난 수의 욕설 저주 댓글이 달려있었다.
예전같았으면 나도 그런 댓글에 동참했겠지
뭐 이런 후레자식이 다 있나 짐승이다 은혜도 모른다
그런데 오늘 이 뉴스는 딱 보자마자 소년에게 동정심이 든다.
중3이면 15살인가.. 7년간 할머니와 같이 살았으면 8살때부터
그리고 부모가 이혼한 건 그 전이거나 그 보다 더 훨씬 전이거나...
아버지도 그렇게 자식 챙기진 않은걸로 나와있으니
대략 7~8살때부터 부모손길 제대로 못 느끼고
갖고 싶은것 입고 싶은 것 제대로 못 누리고 아마 할머니와 살았을 것 이다.
할머니가 무슨 일이라도 하시는지 아니면
노환으로 집에만 계시는지 모르겠는데 어찌됬건
할머니가 입학식 졸업식이나 학교행사에 참가했을리는 없을 것 이고
아마 그 학생의 학교생활도 별로 재밌지는 않을 것이다.
고등학교 때 선생님도 공부란 정말 모든 주위 환경이
안정되고 편안해야 할 수 있다고 했다. 나도 그 당시 그 말을 들을때
정말 공감했었다. 가정에 불화가 있거나 집이 경제적으로 불안하거나
누군가 크게 아프거나 하면 아이들은 당연히 영향을 받는다.
물론 불우하고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열심히 공부를 하든
뭘 하든 자기의 앞길을 개척한 사람들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언제나 극소수.
만약 이 소년처럼 조모와 살면서
기초생활수급자에 손자를 사랑하는 할머니이긴 하지만
할머니도 이미 팍팍하고 고된 삶에 지쳐
손자에게 밥 먹이는 것 이상으로 신경 써주기는 힘들고
때로는 이런 어르신들은 억압적, 명령적 언어의 반복으로
청소년의 마음에 상처를 주기도 한다.
분명 할머니와 소년 사이에 큰 세대차이와 괴리감이 있었을 것 이다.
어른들이 단 욕설 댓글 중 하나는
할머니가 키워준 은혜도 모르는 놈이란 것 이다.
아마 소년은 그 은혜를 알기 이전에
자신을 버린 부모와 자신이 처한 환경, 다른 또래들과 상대적 열등감
그로 인한 불만으로 인해 할머니의 은혜는
아마 잘 보이지 않는 상태일 것 이다.
아마 고등학생 쯤만 되었어도 아니면 대학교 들어갈 때 쯤만 되었어도
할머니의 은혜에 감사할 수 있을 것이다.
중학생.. 고등학생 보다 오히려 더 사춘기의 절정이고
할머니가 으례 하시는 말,
일찍일찍 다녀라, 게임 그만해라, 공부 열심히 해라 가
밉고 잔소리로만 들렸을 것이다.
성선설, 성악설 어떤게 딱히 옳은지는 모르겠으나
아이는 주변 환경과 부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 일의 결과를 이 소년이 저질렀다고
100% 그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 같다.
中3 B군은 왜 잔혹하게 친할머니를 살해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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