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25일

고양이가 떠나고 남은 건...

치워도 치워도 끝없이 발견되는 눈에 잘 안 띄는 긴 털들과
걔네들이 쓰는 작은 알모래들... 소파 밑, 장식장 밑, 벽장 테두리 등...
몸은 떠난지 며칠이나 지났건만 내가 있었노라~ 하는 흔적은
확실히 남겨주고 떠나셨다.

사실 한 1주일 정도 더 데리고 있어도 됬을법한데...

그러면 돼냥이도 나와의 삶에 어느 정도 타협하여
침대 밑 안들어가기, 싱크대 위 안 쳐올라가기, 젖은 화장실에
안 들어가기 등.. 어느 정도 말을 들어주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 본다.


돼냥이가 말썽만 좀 덜 부렸어도 돼냥&홀쭉 세트가 훨씬 더 그리웠을텐데...
지금도 조금 그리움이 문득문득 들지만 말썽 부려서 혈압 한 번씩
오르던거 생각하면 충분히 극복 가능한 그리움..


그것들이 떠나고 나니 바람 잘 부는 요즘에
창문을 활짝 열어 놓을 수 있어서 좋다.
지금 원룸에 살아서 방충망이 없는 관계로 창문을 시원하게
못 열었는데... (여름까지 그것들을 데리고 살았으면 어쩔뻔 ㄷㄷㄷ)


아.. 그나저나 이 모래 알갱이들 치우는데 진이 다 빠진다..
일일이 기어다니면서 테이프로 붙이는 중...

*참.. 세트 있을 때 할 일이긴 했는데 오늘 현기증을 이겨내며
화장실 바닥 청소 했다. 아주 깨끗이... 나름 한 건 했다고 뿌듯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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