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21일

아동 상영관에서는 아동 영화를 상영해야...

-프리머스 시네마 가서 '지구' 보고 왔네요 (통한의 감상기)-

서울에선 프리머스 시네마의 위상이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우선 부산에선 지점이 단 4개 뿐이고
우리 동네의 프리머스는 참 조그맣습니다.
큰 관이 없는 듯...(입점한 건물 자체가 작긴 합니다만)

설탕시네마나 큰상자-_-, 노떼시네마에 비하면 작은관들로 구성.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쪼리 끌고 편안하게 집 앞 횡단보도 하나 건너면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유일한 장점으로 종종 이용했는데...


요즘 마음도 각박하니 '지구' 같은 영화 보면 좋을 것 같아서
동네 프리머스에서 인터넷 예매 (400원 수수료 받더군요..몰랐음 컹..)
열심히 달려갔습니다. 원래 혼자 가서 보려고 했는데
(이미 본 친구 + 이런 영화 안 좋아하는 친구들 다수ㅠㅠ)
엄마도 그냥 같이 가자고 하셔서 둘이서 ㄱㄱㅆ


가보니까....


'키즈 상영관' 에서 하더군요 ...OTL.....



키즈 상영관은 스크린이 무슨 구민회관이나
동네 청소년 문화센터에서 무료 상영 할 때 쓰는 미니 스크린에..
이상한 컬러 가죽 소파라고 해야하나... 넙데데한거
3-4인용 그런거 3줄씩 한 15줄쯤 놓고
공간도 작고... 스크린과 거리도 가깝고..
음향도 부실했고... 하여튼 뭐... 개판..


1. 예매 할 때 급하게 예매해서 키즈 상영관이란 걸 못 본게 잘못.
2. 키즈 상영관이라도 스크린은 그거 보단 크지 않았어야 했나..
3. 90% 아동 관객들... 특히 앞에 꼬꼬마 5명.. 계속 일어서고
4. 콜라와 팝콘의 끊이지 않는 소리...
콜라 빠는 소리, 팝콘 뒤적이는 소리
5. 계속 화장실 한 번씩 애들이 다 다녀오더군요..
어른들도 뭐.. 전화 받는다, 팝콘 사온다..부산했고...
6. 게다가... 어째서 '지구'가 아동영화냐...!!


시작하고 한 30분 지나서 엄마가 5시에 하는 다른 영화 보지 않겠냐는 제안..
(4:50에 영화 관람 시작) 됬다고 하고...
정말 몰입 안 되는 상태에서 20분 더 보니
이제 나가도 다른 영화 볼 것도 없고...
결국 미적미적 거리다가 끝나기 20분 전에 그냥 집에와서 밥 먹었습니다 -_-

엄마 왈, 재미없고 배고프다. 집에 가서 밥 먹자.
네 ㅡㅡ;;


나가는데 그냥 나가기에는 기분이 나빠서
매표소 가서 직원한테 물어봤죠.

"왜 지구를 키즈에서 상영하나요?"
"지금 다른 관이 꽉 차서 전체관람가라 키즈에서 상영해요,
& 일반적으로 전체관람가인 영화도 키즈에서 해요."


뭐 역시.. 한마디로 제일 흥행 영화 아니니까 키즈에서 상영을..


키즈 상영관이 위치한 공간은.. 뭐랄까...
그냥 팝콘가게나 뭔가 다른 걸 하기에는 애매한 공간이고 (이미 구내매점 자리 있음)
그러니까 노는 자리 객석 준비해서 돈 벌까 싶어서 만든 공간인 듯..


어쨌든 엉망인 분위기 속에서 사실 상 시간과 돈을 낭비해서
화가 나기도 했지만, 키즈 상영관에서 하는 영화니까 아동용이려니
생각해서 온 부모들도 피해자인 듯 싶습니다. '지구'라는 영화는
제 생각엔 중고생 정도 되야 차분하게 감동을 느낄 영화지
초등생 (아동 관객 전체였음)을 위한 아동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보통 애니메이션 같은 거 키즈 상영관에서 상영하는데 그런거라면 상관없지만,

제 뒤에 아이는 '나가자~ 재미없다~'엄마가 안된다고 하니
그럼 자겠다고 누워버리고 ㅡㅡ;;

아까 말한 맨 앞의 꼬마 5명 (사실 얘네들이 좀 심해서 가서 킥 먹이고 싶었죠)
재미가 없으니까 계속 잡담 하고 일어섰다 앉았다 하고..거의 집중을 못하더군요.
다른 아이들도 크게 재미를 못느끼는 분위기 (전반적으로...)
키즈전용관인지도 모르고 지구 보러 온 저 같은 어른도 낭패.


그렇다고 주중이나 다른 때에 '지구'를 일반 상영관에서 상영하는 것도 아님..


에휴..........................


하여튼 가서 영화보고 기분만 잡쳤네요.
정상 컨디션이었으면 와~ 소리는 나왔을 장면도..
스크린도 작고, 워낙 주변에서 시끄러웠던 지라...
무감정하게 쳐다보다가 결국 귀가..


게다가 제일 시끄러운 다섯 아이 부모들..
아이들 일어서도 바로 안 말리기에 나지막히
'무개념 자식에 부모도 개념없다' 고 읊조리니
그제서야 좀 말리는 .. -_-


영화 끝까지 봤으면 애들 나이나 물어볼 건데...
한 4학년 된 것 같은데.. 좀 심하긴 하더군요.


결국 영화 '지구'에 대한 감상평은,

좀 템포가 느리고 약간 빨리 진행됬으면 재밌었을 건데
너무 느릿느릿해서 좀 그렇더군요.
그리고 지루했습니다. (솔직히 어른에게도...)
이런 영화를 키즈 상영관에서 틀면서
애들도, 그리고 데리고 온 어른도 당황케하는 프리머스 ...


하루빨리 우리 동네에도 설탕시네마나 노떼시네마 들어와서
이 시설 부실한 (우리 동네 지점) 프리머스를 망하게 했으면..하는
생각까지 드는 하루군요 ..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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