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6월 14일

술렁이는 호주 교민사회.

정확하게 말하면 퀸즐랜드가 되겠죠.
어제 수요일과 화요일 두번에 걸쳐
채널7 투데이투나잇이란 프로그램에서
대대적으로 한국인을 때리는 방송이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아래 내용은 호주 이민자인
제 친구의 얘기에 제 생각을 섞어 쓴 것입니다.

일단 방송 내용은 호주 내 한국 이민자들이
유학생이나 워킹홀리데이(이하 워홀)들에게
최소 시급 14.50 보다 훨씬 적은 8-10불 정도만
지급하면서 노동착취를 한다 많은 한국인
사업가들이 그렇게 하고 있고 이건 아주 나쁘다
뭐 이런 식인데 방송을 직접 보면 정말
한국 이민사회 이미지 제대로 나빠지고 앞으로
거의 모든 영주권 신청자라든지 사업체들이
호주정부의 조사를 피하기 어렵다는 인상을 주더군요.

이 방송에 보도한 사람은 누구냐..
제니라는 한국교민으로 호주 남자와 결혼해 살면서
본인이 워홀도 아니고 주변에 도와달란 사람도 없지만
분연히 일어나 방송국에 일일이 광고지의 한글을
영어로 해석해주면서 이건 불법이고 합법이고 이런식으로
신고후 호주 내 한국인 정보사이트에 업주에게 돈을
최소시급 이하로 받거나 못받거나 시급을 현금으로 받은 사례
(현금으로 준다는 건 기록을 안남기므로 탈세입니다.
모든 시급이나 페이는 통장으로 넣어야 합니다.)를
조사해서 방송국에 계속 찔러댔다고 하네요.
문제는 이 제니란 사람이 글 쓴 수준이나 방송에서
말하는 수준이 참..그래서 깊은 생각이나 해보고
이런 일을 벌였냐는 의문이 들었다고 이민자인 친구가
그러네요(여기선 일단 친구라고 하지만 나이는 30대 후반입니다.)

보통 워홀로 호주에 온 한국 사람들.
거의 영어를 잘 못합니다. 다 그런건 아니지만..
일단 소지금은 별로 없고 빨리 돈을 벌어서
생활비로 필요하니까 대부분 한국업주(식당,청소,공사장)
밑에 들어가서 일을 하게 됩니다. 공사장 같이 노동강도가
쎈 일 경우엔 시급이 높은데 거의 어느 직종에 들어가도
법적 기준시급 보다 낮은 돈을 받으면서 일하게 됩니다.

다 악덕업주라곤 할 수 없지만 많은 한국인사장님들은
저임금으로 한국워홀들을 쓰고 워홀들은 언어때문에
아쉽지만 한국업주 밑에서 일하게 됩니다.
서로 아쉬운게 한가지씩 있는 관계죠. 업주들 입장에선
호주애들을 쓰면 합법적으로 시급도 더 줘야하기때문에..
워홀이나 유학생이나 그런 한인 업주에 대한 악명은
높고 분명히 시정되어야할 문제지만
제니라는 이 분의 이런 고발 방식은 정말 자리를 잡아가는
한국 교민사회를 다 죽이는 일인듯 합니다.

호주 정부도 아시안 이민자 사회에서 현금으로 시급 지불하거나
기준시급 이하란 걸 알면서도 눈 감고 넘어가는 이유는
일단 수사에 착수해서 잡아내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더 크다는 점, 그리고 점점 워홀 유입 숫자를 늘리는데
그건 이 나라의 노동력이 계속 부족해서 그런건데
어제 오늘 프라임 뉴스타임에 이런식으로 한국인을 때리면
정말 정부에서 앞으로 한국 이민자의 사업체 조사 할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죠.

제 아시안 친구들 중에서도 일본이나 중국 친구들.
중국애들은 중국 사장밑에서 일하면 6불부터 받는다는 군요..
6-10불 정도.. 일본애들도 8-10불정도로 캐쉬로 받는 경우는
이 정도.. 다른 아시안 커뮤니티도 사실상 거의 마찬가지인데
이렇게 콕 찝어서 한국 커뮤니티를 때리니..
털어서 먼지 안나는 곳이 어딨을까요..?
호주업체들도 tax office 조사-처벌을 안받을려면
정말 철저하게 장부 정리 해놔야하는데..

어쨌든 시험공부 때문에 티비도 안보고 살다가
어제 친구 전화를 듣고 알았습니다. 뉴스도
화요일건 못보고 수요일건 봤는데 참...
제 친구는 건설업쪽에 종사하는데(공사하청)
어제부로 자기와 다른 같은업에 종사하는 한인업주들
모두 한국 워홀들 다 해고했답니다.
지금 이런 분위기에서 워홀들을 데리고 있으면
분위기도 어수선하고 조사 들어올 것도 걱정이고
또 한명은 영주권 신청 대기중에 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어제그제 뉴스로 인해 지금 피신까지 했다고 하네요.

언젠가는 시정되어야할 문제였지만
제니란 사람의 고발로 워홀들을 위한 노동시장은
완전히 깨졌습니다 당분간은..
제니란 사람은 자기가 대단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경솔함때문에 오늘 당장도 일자리를 잃는 사람도 있지요.

지난달엔가 포스팅했던 경비원과 최저임금제 가 생각나네요.
한국에서 작년인가부터 경비직 최저임금제 도입을 강화하면서
임금보다는 일하는것 자체에 더 만족하던 많은 경비원들이
직장을 잃고 해고에 항의해 분신까지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법안인데도 이런 부작용이
있었는데.. 경우는 좀 다르지만 이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채널7 방송은 tvbodaga님 블로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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