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내가 있는 사무실에선 금연 열풍이 불었다.
남직원 세 명이 여기에 동참했다.
우선 팀장의 돌 갓 지난 아기가 폐렴에 세 번이나 걸렸다.
이유는 팀장의 실내흡연 때문에...-_-
이 대목에서 내가 와이프였으면 손가락을 다 분지르고
다리 분질러서 집 밖으로 쫓았다.................................
처음에 폐렴 걸렸을 때는 한 살 무렵 앓으면서 커나가는 것이라고
용서 할 수도 있었지만 세 번이면 이건 뭐 ㄱ-...
하여튼 팀장의 반자발적인 시작으로 추가로 밑에 팀원 두 명이 더 동참했다.
웃긴건 팀장보다 팀원 두 명이 더 끊을 의지가 있다는 것..
하지만 내가 옆에서 지켜본 바로는 셋 다 못 끊는다.
사무직 종사 30대 후반 남자들은 끊을 수가 없다.
정말 죽음의 위기가 임박하거나 충격을 받지 않는한...
애지간한 동기로는 끊기가 힘들다. 스트레스도 그렇고..
(차라리 현장직 같은 일이었으면 노동에 묻혀서 끊을수도 있었을텐데)
하여튼 팀장의 나쁜 생활 패턴 중 하나가 퇴근해 집에 들어가면
6살, 1살 애기들이 아빠 왔다고 앵긴다. 그러면 덥썩덥썩 안고 뽀뽀하고
안아주고 놀아주다가 씻고! 옷 갈아입고! 또 놀아주다가 밥 먹고
담배피고 -_-......................
드럽게스리... 매연과 사무실 먼지, 대량 프린트로 인한 토너가루 등등등
니코틴 및 자동차 핸들.. 그닥 평소에 손도 자주 안씻더만..
애가 폐렴에 걸리고도 남을 환경..
그에 비해 따라서 금연 동참한 A의 경우에는 본인이 몸이 안좋다.
항상 기침을 달고 살며 기관지가 원래 안좋은 타입이라
요즘 슬슬 몸에 이상신호가 오는지 금연한다니까 반갑게 동참.
B 역시 돌쟁이 아기가 있고 팀장 애기 아픈거 보면서 끊어봐야겠다고
강한 생각이 들었는지 제일 적극적으로 금연을 주도했었다.
팀장은 담배 없는 내 인생 무슨 낙... 슬프게 금연패치 안 붙이려고 할 때
열심히 옆에서 격려하면서 붙여줌.
사무실 안에선 좀 지저분한 타입인데 의외로 지 새끼 챙기는 정신은 강해서
이야기 들어보니 본인은 일단 집에가면 애가 기어서 대쉬해와도
일단 발로 쳐낸 후 샤워 및 양치질-> 옷 갈아 입고 그 다음 놀아주는데
뽀뽀도 절대 볼에만 가볍게 하며 담배도 항상 아예 집 밖에서 피우고
들어와서 양치질 및 손씻기...
사무실에서는 지저분한데... 지저분한데...
지 새끼는 살뜰히 챙기는 거 보고 저게 부모의 사랑인가 하는 생각을
속으로만 했다. 본인은 자기 인상이 굉장히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_-..
사실 사무실은 당연히 금연이라 이 사람들이 금연을 하디말디 난 상관없지만
짜증났던건... 사무실의 과자 사탕이 엄청난 속도로 떨어진 것과
니코틴 부족으로 사람들 신경이 다 까칠해져서 금연불참직원들의
정신적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역시 내 예상대로 세 사람 모두 지난 한 주 금연하고 쫑났다. ㅋㅋㅋ
이제 사무실 분위기는 다시 유해졌고 사람들은 모두 여유를 찾았다.
그나저나 골초 아빠 둔 덕에 병원에서 골골하고 있을
팀장 쥬니어는 좀 불쌍하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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