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들은게 토요일 아침이었네요.
잠에서 깨서 비몽사몽 정신 없는 아침 10시쯤이었나...
친구가 갑자기 말해줘서 알았는데...
요즘 예전보다 모니터를 보는 시간이 길어진 관계로
집에와서 인터넷을 많이 하는 것도 아니고
티비도 아예 안보고 다음 뉴스 메인이나 몇 개 클릭해서 보거나
즐겨가는 커뮤니티에서 이슈가 되는 글이나 골라 읽는 상태라
처음에는 실감도 안나고 멍~하면서 안믿겨지는 상황.
게다가 자살, 산 속에서...
제 기억 속의 노통은 선거 직전 노사모와 노풍이라고 했나요..?
엄청난 열풍, 지지로 대통령이 되어서 큰 기대를 국민들에게 주고
임기를 시작했으나 임기 중간 및 끝까지 내내 가루가 되도록
까이던 대통령. 그리고 인터넷 뉴스 리플에 심한 인신공격성
까대기가 난무했던 대통령. 등등으로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노통의 재임 기간 5년 중 거의 3년 반 이상은 또 호주에서 있었기 때문에
뉴스를 잘 보지도 않았고 일부러 한국 뉴스 잘 안보던 것도 있었습니다.
사실 호주에 있을 때 좋다고 생각했던 점 중 하나가
프라임 뉴스 타임이 6시인 것과 신문이 토,일요일에만 두껍게 나오고
평일 신문은 아주 얇은 것이었는데 이게 다 호주에 그만큼
뉴스거리가 없다는 반증이었죠. 주말판이나 자동차, 구직, 여행 등
특별 섹션 모아서 두껍지.. 사건 사고 뉴스 같은 거는 한국에서는
두부 쪼가리만하게 지역 뉴스 코너에도 나올까 말까한게 뉴스라고 나오니
그 평화로움이 참 좋더군요.
호주에서 거의 한국 소식 끊으면서 살다가 한 번씩 인터넷 뉴스 보면
리플의 더러움에 치를 떨었는데... 요즘에야 ㅎㄴㄹㄷ 등 특정 당에서
소통위원이니 뭐니 해서 알바 쓰는거 다 아는 사실인데 그 때까지만 해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비밀이었고 저도 그런 리플 보면서 뭐지..? 하는 의문도
들었고 했는데...
하여튼 정말 넷상에서 광풍처럼 쌍욕 달고 노무현 까던 리플들 보고
저보다 마음이 약하고 정보력이 약했던 분들은 충분히 호도됬을 듯 싶네요.
어쨌든 한국으로 돌아온 후 정보를 더 많이 접하게 되면서
노통에 대한 제대로 된 팩트를 알게 됬고 더불어 현 대통령인 임에가에
대한 진실도 잘 알게 됬네요.
뉴스 듣고 곰곰히 생각하면서 노통의 형과 부인에 대한 원망도 들더군요.
사실 노통 털자고 난리를 친 임에가 잘못이 더 크긴 한데.. 개천에서 난 용을
딸린 식구들이 다시 개천으로 끌어내린 격이라고 해야하나...
그리고 분향소.. 세상에 어떤 대통령의 죽음에 이렇게 초라한 분향소가
차려지는지.. 그것도 처음에는 분향소 설치된 것도 견찰이 잡아 뜯고
박살을 내놓다가 이제서야 전국에 분향소가 허름하게나마 생겨서
조문을 할 수 있게 된 마당. 시청에는 그나마도 닭장차가 깔리고...
이명작 막 당선 됬을 때가 학교 졸업하고 막 한국에 들어 올 시 점이었는데
그 때 영주권 신청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다가 그냥 들어왔는데
노통의 서거 뉴스를 들으니 갑자기 그 때 생각도 나고..
나라가 참 롤러코스터처럼 돌아간다는 생각도 드네요.
현 직장에서 저를 제일 잘 챙겨주시는 A선배가 있는데,
이 A씨가 일 적으로는 참 꼼꼼하고 프로답고, 롤모델로 삼아야겠다
속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배우고 있었는데 노통 서거 전 후로
점심시간 직원 식당에 틀어놓은 YTN 뉴스에서 특검 관련 뉴스나
조문객 관련 뉴스를 보면서 "노무현 저 놈도 나쁜 놈이다, 즤 임기 중에
다른 사람 조사하다가 죽게 하기도 했다, 돈 받아 챙겼다 등등"
자세히 듣지도 않았고 듣고 싶지도 않지만 대략 이런 말을
계속 떠들면서 은연중에 주변 사람의 동의를 구하는데 아무도 동의는
안하더군요..
사실 회사 사람들의 정치적 입장은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까지는..
그닥 알고 싶지도 않고, 이야기하고 싶지도 않은 주제가 정치,종교인데
A씨보다 더 높은 직급의 상사들도 가만히 있는데, 식사시간 거의 대화가
없는 회사 분위기를 거스르고 자꾸 이런 발언을 하니 그 동안 좋게
봐 왔던 인상이 와르르 무너지네요.
어쨌든 이 사람 대실망이고 사고방식이 이렇다는 것 알았으니
마음의 선을 그었습니다. 생각의 차이는 인정하는데 여러 사람이 있는데서
정치 문제 같은 것 의견 내세우고 은근히 맞다고 이야기 하도록 강요하고...
일 때문에 분향소 갈 시간이 없네요.
집 근처에 분향소가 없어서... 내일 모레 쭉 외근 잡혀있는데
그 때 틈내서 살짝 가보던가.. 아니면 꼭 분향소 가는 거 아니라도
다른 방법으로 나름의 애도를 하려고 합니다.
부산이었으면 시외 버스 한시간이면 봉하마을도 가는건데..
아...#$$!@%$@%$#!$@
이렇다고 믿고 싶진 않은데 정말 우리나라 수준이, 국민의 수준이
이 정도 밖에 안되니까..라는 말이 자꾸 맴도네요.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는 시민의식의 수준 차이인데
선진국은 전반적으로 높은 평균이고
우리나라는.. 들쭉날쭉 하네요. 제 주관으로 보기에는...
넷 상에서는 너무나 선진시민이고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만 있다면
정말 합리적으로 나라가 잘 굴러가겠다 싶은데 현실은 뭐...시궁창이군요.
식당에서 술 먹고 노통 서거 뉴스 보면서 뭐라뭐라 고함지르는 할아버지만 봐도..
에라..머리만 복잡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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