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23일

충북시민들은 친절해따.

어제 오후 5시쯤 케텍스 타고 겨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우선 전반적 여행의 소감을
쓰자면...

사람들이 친절해써 ~

모 요런 느김..

그리고 약간 충청 사투리를 못 알아듣겠다
사람들이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잘 붙인다.
&
눈이 많이 와~ +_+

요렇게 감상이 압축 될 수 있겠군요.


충청하면 뭐 느림의 미학이다 ; 느긋하다라는
말이 있듯이 뭐 사람들 느긋한 느낌인 것 같았고
만나고 길 물어보고 한 사람들 다 친절했음.

하지만 천안역 앞 날 승차거부한
3명의 택시기사들은 즐즐즐 凸
하지만 네번째 아저씨와 다섯번째 아저씨들은
앞에 세명 승차거부로 신고하라고 알려주며
단거리이지만 매우 친절하게 목적지까지 가주심.

천안역-천안 버스터미널까지 가는거였는데
사실 지리만 알고 눈/비 오는 날씨만 아니었으면
충분히 걸어갔을텐데... 눈/비도 오고 춥고 그래서
택시를 탔는데 승차거부 당해서 좀 짜증이..

그리고 호두과자.. 천안버스터미널 지하와
천안아산역에서 사먹었는데 버스터미널 것은
별로 맛이 그저 그랬고 천안 아산역은 먹을만함.
차이점은 전자는 빵색깔이 노랑이고 후자는
흑미가 들어갔나 검은색이었음.
하지만 결국 할머니 원조 호두과자는 못 먹음..

그리고 충북사람들의 말투는 거의 표준어와 비슷하나
약간 나이드신 분들의 말투는 뭔가 축약형이라
조금 알아듣기 어려웠고 어린애들도 말끝에
여기서 내리는겨? 그런겨? 해서 너무 귀여웠음 -_-;;

그리고 버스정류장에 혼자 가만 서 있어도
갑자기 날씨 춥네 눈이 많이오네 말을 많이 붙이고
버스 기다리는 동안 스스럼 없이 간단한 대화를
나누는게 신기.. 부산에선 모르는 사람과는 거의
대화도 안나누고 말도 안붙이는데..

옛날 광주친구에게 들은 한 이야기인데
약간 지역성과 사람들 전반적 성격이 잘 드러나는 이야기.

광주청년 3명이서 부산에 놀러왔다가
저녁때 잘려고 찜질방에 들어와서 먹고 마시고
셋이서 좀 큰 목소리로 시끄럽게 떠들다가
친구 한 명이 우리 너무 시끄럽다고 좀 조용히하자,
자중하자 그래서 스스로 조용히 하고는
그 한 명이 벌떡 일어나서 여러분 너무 시끄러워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크게 외쳤는데 사람들이 뭐
쳐다보지도 않고 호응도 안하고 무덤덤하게 있으니까

여러분 시끄럽게해서 죄송하다구요~!! -- 무덤덤..

이게 한 세네번 반복되자 화가난 광주3청년들
왜 사람이 사과하고 미안하다는데 말을 안하냐며
찜질방에 있던 다른 부산사람들과 시비가 붙어 싸웠다는 결말
ㄱ-;;

사실 부산에서 20여년 살면서 미안해도 미안하다
그렇게 벌떡 일어서서 사과하는 사람도 못봤고
누가 그런다해도 그냥 알아서듣고 가만히 앉아있다고
이 이야기를 말해준 친구에게 대답하니, 친구 왈,

광주나 전라도쪽에서는 만약 똑같은 일이 있다면
사람들이 막 대답하고 괜찮다고 호응을 해주는데
부산에선 안 그래서 맘 상해서; 그런일이 벌어진 듯 하다고

이 이야기를 들으니 개와 고양이의 바디랭귀지가 달라서
어릴때 부터 같이 안키운 개,고양이는 사이좋게
잘 못 지낼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가 생각이 남.

하여튼 찜질방에서도 그렇고 버스정류장이나 기차역에서
만난 일반시민들이 말도 잘 붙이고 묻는것에도
친절하게 답변해주셔서 감사했음.
충청지역은 92년 대전 엑스포 처음 했을때랑
초딩6때 다시 엑스포 전시장을 1박2일인가 2박3일인가
견학 온 게 전부라 볼일 있어 가긴 했지만
나름 여행삘도 나고 보람찼던 시간.

그리고 이번 충북여행에서 가장 보람 된 건
펑펑 내리는 눈을 본 것 +_+
부산에서 거의 평생을 보냈기 때문에
나중에 다른 도시에서 산다 하더라도
이 흰 눈에 대한 환상과 촌티는 떨쳐내기 어려울 듯.

20년간 부산 살면서 눈이 소량이라도 쌓일정도로 본 게
6번 정도 ㄱ-;; 그 중 제법 눈싸움 할 만하게 내린건 2번..
그 2번도 눈에 하도 굶주린 부산 어린이들.. 눈 좀 쌓이기가
무섭게 장갑 끼고 나와서 부지런히 눈싸움하고 눈장난을 해서
눈 좀 내리고 몇시간 지나니까 사람 손 닿는 부위에는
이미 누가 다 눈싸움용으로 눈을 쓸어간 흔적 ㄱ-;;

차 지붕위, 용달 트럭 짐칸, 화단 바위 위, 나무 위 등등 ;;

그랬었는데 이번에 무궁화,새마을 기차 타면서
제법 굵은 눈이 바람에 빽빽하게 막 날리는 모습
그리고 의외로 충청지역에 기찻길 옆으론 시골 논밭이
많아서 그 논밭에 아무도 손대지 않은 눈이 쌓인 모습,
오리인지 기러기가 눈밭에서 걸어다니다가 기차가 지나가니
떼로 확 날아가는 모습, 시골 농가에 눈이 폭폭 쌓여서
마치 1,2월 달력 그림 같은 그런 모습 등등..

오랫만에 눈 구경을 많이 해서 흐뭇했고
의외로 영하의 날씨에도 충북 지역은 안추워서 놀람.

물론 영상 4도와 영하3도의 공기의 차가움 차이는
충분히 느껴지나 (충북 갔다 부산오니 따뜻한 느낌)
충북 지역 이틀간 지내는 동안은 거의 바람이 안 붐.
원래 눈 오는 날은 바람이 안 부는건지..

눈 오는날이 하도 적어서 부산의 눈 왔던 날 날씨는 기억이
안나고, 공기는 차갑긴 한데 바람이 안부니까 신기했음.
부산은 거의 늘 항상 바람이 불어서 춥고 짜증나는데..


하여튼 여러가지 다른 점을 느끼고 재밌었음.
잠을 2시간 밖에 못 잔것 빼고는 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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