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23일

불친절했던 스테이크 집의 말로

음식 블로그는 아니지만 이런 포스팅을
하게 되네요 요즘..

5년전쯤인가... 집에서 한 30분 떨어진
외곽으로 빠지는 도로가에 어느날 갑자기
멋진 통나무집이 생겼었습니다.





[[대충 이런 느낌, 내외부]]



뭔가 했더니 스테이크 집.
당시 새로 개통된 도로에 주변엔 그냥 풀밭? 초원이고
가게라곤 거의 그 통나무 스테이크 집 밖에 없었는데
집 모양새는 나중에 나이 들면
어디 산속이나 경치 좋은 곳에 집 짓고 싶은
멋드러진 모습.


엄마가 지나다니면서 보다가 어느날 시간내서
그 가게에 가서 스테이크를 먹는데
전 티본 먹고 엄마는 그냥 안심이었나
뭐 그런거 먹는데 가격은 비싸고,
맛은 없고 ㄱ-;; 진짜 맛있는 고기가 아니라
고기라서 나는 그냥 고기맛 뿐이고.. 웰던을 원했지
그렇다고 막 질긴건 싫었는데 좀 질기고
티본이라도 그렇지 먹을 부분도 적고...

여름이었는데 점심 영업전에 안에 파리나 잡지
파리가 한 세마리 있는데 그게 굶었는지
식당 내 거의 유일한 손님이었던 우리 테이블에
하도 공격을 해대서 신경 쓰여서 못 먹고...

아.. 하여튼 먹고나니 괜히 왔다, 돈 아깝다
그런 느낌만 드는 수준.

외관이 하도 멋있어서 끌렸지만 그 이후론
두 번 다시 가잔 말을 안꺼낸 식당.

제가 호주에 있는 동안 엄마가 친구들이랑
몇 번 더 가봤다는데, 맛이 없을 뿐만 아니라
딱히 드러내놓고 불친절한 건 아닌데
주인이 손님을 내리까는 듯한 뭔가 고압적인 태도 ㄱ-;;
(이런 짓 할려면 사채업이나 하시지..뭐 사채도 요즘
경쟁이 치열해서 고객님~하면서 서비스가 강하겠다만)

하여튼 그러다가 오늘 또 그 길을 지나가는데
문득 생각이 나서 그 집을 보니
외관이 약간 바뀌었더군요. 뭐 애드벌룬인가
현수막 건 풍선에 계절에 안맞는 지붕에 네온줄인가
불 들어오는 트리 장식용 줄 막 걸어놓고..

자세히 보니 그 집이 업종 변경을 했더군요.

이걸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머리국밥 집이요 ㅋㅋㅋㅋㅋㅋ


뭐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결국 고기업을 잇는 주인장.
엄마랑 저의 소감은..음..

"잘 망했다 캐쉐키야!!"
이런 느낌이랄까...

내부야 바꿔도 처음 봤을때 척 봐도
짓는데 돈 좀 발랐겠구나 싶은
럭셔리한 통나무집 외관은 당연히 못 바꾸겠지요.
뭐 외관 그대로 영업하고 있습니다.
소머리국밥집으로..그래서 홍보한다고 풍선 띄우고...


사실 전 태어나서 거의 20여년만에 돼지국밥도
작년에 첨 먹어봤고 (싫어서가 아니라 어쩌다보니)
소머리국밥도 안 먹어 봤는데..
뭐 설렁탕에 고기 넣은 맛이겠죠..

그렇다면 그냥 그저 그렇겠군요.
진짜 잘하는 집이 아닌 이상.

한대로 돌아간다고..그 때 태도 생각하면 또 망할 듯..
잘 망하세요~라고 빌면서 차타고 집으로 귀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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