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8일

성공하는 식당이 되려면...

점심때 엄마 친구분이 개업하셨다는
식당에 다녀왔습니다.
뭔가 구체적으로 블로그에서 언급하기에는
또 좁은 세상이고해서 무서워서 쓰기는 그런데...

엄마와 또 다른 두 분의 다른 친구분들과 함께
어릴때 동네친구가 오픈한 그 식당에 갔는데..

아..일단 위치가 좀 안습.
명함뒷면에 있는 약도가 좀 이상해서
한번 가봐야지만 다음에 또 올 수 있는 위치.
그리고 옆집에 아주 큰 간판 건 집이 있어서
초행길 찾아갈 때, 외려 그 집 간판을 찾는 걸로 해서
길을 찾아야 한다는 문제점. 어쨌든 들어가는 길에
옆집 간판이 다 가려서 내 집 간판을 못 보고 찾아 들어간다는 것도
좀 그랬구요

가니까 내부도 그렇게 크진 않더군요.
주상복합 아파트 근처 상가라 아무래도 가격이 비쌌는지
큰 규모의 내부는 아니고 그래도 뭐 내부는
깨끗 깔끔.

가게 자릿세도 있고 음식값이 약간 비싸긴 했는데
문제는 맛과 양.

이 엄마 친구분은 현재 뭐 생계로 식당을 오픈한 건 아니고
다른 하는 일이 있지만 노후 대비겸 뭐 겸사겸사
개업을 하신건데.. 음.. 식당 맛을 잡을려면
아무래도 주인이 요리를 할 줄 알아야 하는데
주인내외분이 다 요리를 못하심. 큰일..-_-

요리사는 해당 업종에서 오래 일한 진짜 요리사인데
아 근데 맛이..ㅡ.,ㅡ;; 뭔가 좀 희미해서 물어보니
우리가 주문한 요리는 서울에서 식당 운영하는 동생이
와서 보름치 양념을 해 놓고 간거라고...

하아...그랬구나..
서울 음식의 특징은 김치도 그렇고 깔끔하고 담백한 맛.
물론 여긴 부산이니까 가끔씩 서울식 김치 먹게되면
시원하고 좋긴한데 남쪽으로 갈수록 젓갈도 많이 쓰고
맛이 강해지는데 아무래도 부산사람 입맛에는
강한 맛을 선호하는데 서울사람 기준으로 간을 해서 냈으니...

(맛만 있으면 어느 지역 김치든 다 먹지만 개인적으론
젓갈 팍팍 들어가서 잘 익은 김치를 선호합니다. 어떤땐
너무 젓갈 들어가서 좀 냄새가 구리다 싶을때도 있는데-_-
익으면서 변하는 맛을 좋아하기에..)

참고로 주문한 요리 중 하나는 고등어 조림이었는데
엄청 해맑고 희미한 양념이었습니다.
엄마나 저나 다른 두 친구분들 우리 일행의 기준으론
고등어조림하면 오래 졸여서 양념이 되직하고 걸쭉하고
진한 맛을 원하는데 이건 그냥 국물.

그렇다고 우리 일행이 짠 걸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싱겁게 먹던 사람은 더 맵게 더 강하게 먹을 순 있지만
강하게 먹던 사람이 싱거운거 먹으면 -_-하듯이
서울 사람 기준으로 간이 된 오늘 요리는 사실상
낙제점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주인분(엄친)께 이건 간이 너무 싱겁고
이건 너무 양이 작다라고 하니, 간은 서울동생이 했고
생선구이는 어쩌다 생선 자르고 작지는 않으나
약간 짧은 토막이 나가서 그렇게 됬다고..
서비스로 전복죽을 내주시긴 했는데..

그 문제 말고도, 밥 4그릇이 나왔는데 한그릇만
갓 해낸 밥이고 3그릇은 어제 해 논 밥.
식당에선 밥 뚜껑을 열었을때 김이 확 나면서
촉촉한 밥이 나와야 되는데, 이 집은 밥도 그냥
남은거 내주고...좀 부지런을 떨어서 점심,저녁 타임때마다
먹을만큼 해도 갓 한 밥을 내 올 필요성이 있고

밑반찬도 한 6가지 정도
양도 적은데 정말 평범한 밑반찬들.
지역토속음식점이다 그러면 정말 그 지역에서만 나는
재료로 몇가지 특화된 반찬을 올려야 되는데
오늘 올라온 반찬은 김치,멸치볶음,굴젓,자리젓 또 뭐 였더라..
자리젓은 너무 삭아서 너무 독해졌고
나머지는 그냥 맛 있는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고..
가격에 비해 참... 사실 별로더군요.

어쨌든 총평은 걱정된다..라는 것.

주인분 말씀은 앞으로 한달간은 자리 잡기 위해
열심히 피드백도 듣고 고쳐나갈건데
지금 개업 1주일째니까 인근 동네 주민 빼고는
다 주인분의 지인들. 우리 일행을 포함.
식당장사 오픈한달간 매출을 진짜 매출로 생각하면 안되는데
사실 식당 위치도 엄마나 엄친분들의 집주소와
상당히 멀어서 자주 오기도 그렇고 음식 맛도..-_-좀 그렇고
모임 같은거 하면 와볼까 싶었는데
모임 유치하기도 좀 꺼려지고
식당 사장님은 제 친구가 아니라 엄친인데
제가 다 식당의 미래가 걱정이 되더군요.

구이든 조림이든 양념도 2주치씩 이건 아니고
뭐 하루치 점심-저녁 영업할 만큼씩은 몰라도..
걱정이 됩니다........하아-ㅁ-
저의 예감으론 성공하기 힘들거나 접히지 않을까 싶은데
아무쪼록 오늘 충고한 말 잘 듣고 고쳐서 번창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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