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21일

일본어 중간고사 결과

오늘 일본어 수업이 있었으나 차에 기름 넣고
이리저리 시간을 약간 뺏기고 20분쯤 늦게 들어가니
원래 일본인 선생님이 할 시간인데 호주인 선생(이하 호선생)이
들어와서 수업을 하고 있더군요.

호선생이 이 일본어 쓰기 코스의 담당자이긴 한데
사실 일본어야 원어민인 일본선생이 더 잘 알고
더 잘 가르치지만 어쨌든 행정권력은 호선생이
쥐고 있기에 주요 사항 전달이라든지 수업방향은
호선생이 잡고 일본선생은 따라가는 그런 체제로 되 있습니다.

문제는 이 호선생이 엄하기가 한국의 왠만한 선생 이상이라
이 선생 시간엔 조금만 트집 잡혀도 곧 잘 찍히기에
몸조심을 하는게 좋은데 일본선생이겠거니 기분좋게
걱정없이 걸어서 교실에 갔는데 호선생이 있어서
제가 깜짝 놀랬죠.
표정관리도 못하고 아주 대놓고 놀래줬죠.;;;

들어가서 잠깐 새단원에 들어가는 한자 공부
획순, 부수, 뜻 등을 배우는데
사실 어릴때 서예학원을 좀 다녀서
한자는 호주애들보다 훨 낫고
이렇게 기초 쓰기반에서 배우는 글자 정도야
다시 보니까 기억이 살아나고 하는데 역시
저의 약점은 짧은 배움으로 인한 표현력 부족..
제 배움이 지금 반에서 가장 짧아서 반 순위
꼴찌라는건 이미 부끄럽지 않게 말했었고..

어쨌든 한자공부 후, 지난주 금요일 친 시험지를
나눠주더군요. 하필 오늘 앉은 테이블에는
저보다 전원 다 한자를 잘하는 호주애들만 있는데
점수보고 너무 부끄럽지 않나 걱정이 들더군요.

저보다 일본어 잘하는애 2명,
일본어 조금 더 잘하고 참 찌질한 호주애 1명,
그냥 고만고만한 애 1명.

특히 일본어 잘하는 2명 중 한명은
솔직한 말로 '오덕후'의 서양백인 버전이라고
할 정도의 외모와 특성의 소유자.
가방에 백엔짜리 뽑기에서 뽑을 수 있는
여러 게임 캐릭터 미니피겨 주렁주렁,
공책 같은데 붙은 스티커도 어디서 구했는지
일본 애니 캐릭들, 결정적으로 몸무게는 한 백키로쯤
되보이는데 머리는 언제 감았는지 정말 궁금하게
심하게 떡진데다 떡비듬...(농담 아니고 진짭니다..OTL)
그리고 제가 비염이 있는데 그 오덕후 테이블에서
두테이블 떨어진데 앉아도 오덕의 안씻은냄새가 납니다;;
그 정도니 정상후각을 가진 다른 사람은 어떨지
참 안습입니다만 다 큰 성인으로써 그렇게 사는 오덕도
오덕이지만 다른 급우들;도 아무 말이 없는게 현실이죠.

선생이 시험지를 하나 둘 씩 나눠주고
대놓고는 못 보지만 주위를 살피니
오 왠일!! 오덕씨는 저보다 잘했지만 또 다른
우리테이블의 일본어 강자의 점수가 저보다 낮았어요 ㅠㅠ
제 점수는 반 전체에서 중상정도..
처음 반에 들어가서 정말 다른 급우들에 비해
배움이 너무 짧은 상태에서 중급반에 들어와
심하게 허우적거리고 일본어를 독학속성완성 해야 한다
는
압박에 시달리던 때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죠.

선생왈, 전체 19명 중에서 한명은 시험 점수가
너무 낮아서 패스 못 했고, 최고점자 발표하고
점수가 좀 낮아도 그룹과제와 기말 열심히 하면
코스 패스 가능하니 걱정말라 그러더군요.
그리고 시험 문제 풀이 들어가고...

한참 풀이 보는데 뭐 보니 제가 그 당시 집중력이
좀 떨어진 상태에 빨리 시험 마치고 일 하러 가야하는
상황이라 좀 신속하게 풀었는데..호선생이 늘 강조하는게
시험에서 지문 해석 같은거 할때 일일이 하나하나
다 읽으면 시간 모자란다고 겁준것도 문제를 좀 빨리 풀게한
원인이었는데 시험지 앞에 누가 연필로 낙서를 해놔서
봤더니 당시 시험 감독이었던 일본선생이

(영어와 일본어로)
"교실을 가장 먼저 떠난 학생.
단 한시간만에.."

요렇게 써놨더군요 ㅡㅡ;;
그거 보고 막 웃었습니다. 뭘 이런걸 써 놓는지..;;
(이게 호선생 귀에 들어가서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근데 점수가 날림공사 했던거에 비하면 꽤 괜찮아서
전 만족했죠.

그리고 생각보다 호주애들의 점수가
굉장히 높진 않아서 만족스럽고..
조금 열심히 하면 학기초 걱정과 다르게
이 코스 잘 끝낼 수 있을 듯 합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