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에 한 과목의 중간고사가 있었습니다.
9시 시험 시작 1시간 반짜리였는데
아무래도 시험 울렁증과 3학년 과목이라
난이도가 다른 과목들보다 좀 있어서
확실히 하자는 차원에 5시에 학교에가서
시험장 바로 옆에 24시간 오픈하는 컴실에
가서 친구들과 좀 공부를 해주고 시험 끝나고 나오니,
몸이 엄청 피곤하더군요. 게다가 지금 제가 사는
퀸즐랜드 남동부 지역.. 지난주까지 날씨 맑다가
3일전부터 거의 준폭풍우급 비바람이 불어닥쳐
비가 오락가락하면서 저기압인 영향도 있는 듯 합니다.
집에와서 조금 쉬다가 정말 저녁은
제 손으로 요리해 먹고 싶지 않아서
홍콩 친구와 중국 레스토랑에 가서 밥을 같이 먹었습니다.
이 친구랑 친분도 좀 있고
요즘 과제로 조사하는 것 중에 홍콩의
비즈니스 환경과 반환 전후의 변화 뭐 이런걸
조사하다 보니 생생한 정보를 얻을수 있지 않을까해서
한 번 물어보았습니다.
홍콩 반환 전후의 생활변화,시민들은 더 좋아하는지 아닌지
과제와 관련성은 떨어지기는 한데
일단 친구가 답해준 바로는..
홍콩시민들은 반환 전이 낫다고 생각하고
갈수록 삶의 질이랄까 생활수준이 떨어지고 있다고
하더군요. 왜냐면 영국의 총독부?가 훨씬 행정을
잘했고, 반환후 중국정부는 관리를 제대로 못한다나..
그리고 두번째로는 본토에서 중국인들이
더 나은 직업,기회를 찾아서 대거 홍콩으로 몰려오는데
홍콩 자체도 면적이 좁고 이미 7백만이란 인구가
사는데 더 많은 중국인들이 몰려오니
아무래도 삶의 질이 떨어지겠죠.
그리고 몇주전에 총독인가 영국에서 파견된
관리가 영국으로 돌아가는데 많은 홍콩 사람들이
울고 그 총독도 울고 그랬다고 하는군요.
영국 정부가 홍콩 치세를 잘해서 시민들도
행복해하고 그랬는데 이제 반환이 됬으니
체류해야 할 이유가 없겠죠. 반환은 97년에 됬는데
어찌어찌 그 관리는(직위는 잘 모르겠음) 최근에
홍콩을 떠났다고 하네요. 그것까지는 자세히 안물어봐서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여기까지 친구가 말한 걸 들어보면,
그리고 평소 다른 홍콩 학생들을 보면,
홍콩에서 온 애들은 항상 홍콩에서 온 걸 강조하고,
본토와 차별을 두려고 합니다. 그리고 본토에서는
모르겠는데 해외에서는 Cantonese(광동어/캔토니즈)를
쓰는 남방계의 위력이 더 큰 것 같습니다. 같은
중국계라 하더라도...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 등의 중국계들도
모국어를 보면 만다린이 아니라 중국 남방 사투리나
광동어를 쓰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호주에서 봐도
사업체를 운영하는 중국인들 보면 중국계 동남아 출신이거나
남쪽 중국 출신이더군요.
뭐 일단 홍콩은 화폐도 다르게 홍콩 달러를
지금도 쓰고 있고..
법/행정적인 측면을 보면, 제 친구나 다른 홍콩애들
물론 홍콩-중국인이란 정체성은 분명하지만
97년 이전 출생자들은 서류상 영국인이고
여권도 영국여권을 씁니다. 그렇게 영국여권을
가지게 된 사람은 반환 이후 미래에도 영국대사관에
가서 여권 연장 신청하고 그러면 계속 영국 국적이
유지되고 영국인으로써 권리를 누릴 수 있다고 하더군요.
친구의 말에서 영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은
전혀 찾을수 없었습니다. 한국도 식민지 시대가 있었고
홍콩도 그랬고 호주도 영국의 식민지였는데
호주는 글쎄.. 영국이란 엄마가 키운 아기 같은 나라에
국민도 거의 영국계가 많고 몇십년전까지는 아주 밀접
지금도 영국과 친한 사이니 그렇다 쳐도
홍콩은 조금 악감정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역시 일본의 한국 식민지배가 전 세계에서 가장
악랄하고 지독했었던 듯 하네요. 식민지국 하면
악감정이 떠오르는데....
그리고 한가지 완전히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홍콩에선 필리핀 메이드가 아주 흔하다고 하네요.
옛날에 우리나라도 6-70년대 부잣집에서
시골에서 올라온 살림 도우미를 집에 방 내주고
같이 살면서 가사를 돕게 했던 것 처럼
한달에 한화로 약 40만원쯤 주면
24시간 집에서 같이 살면서 (물론 숙식제공)
필요하면 언제든지 일을 시키거나 할 수 있다더군요.
전체 홍콩 가정의 30%정도는 이런 기숙 도우미를
고용할 정도로 흔하고 홍콩에 필리피노들이
많이 있다고 하네요.
이렇게 필리피노 가사 도우미를 쓰면서
좋은 점도 있지만 사회문제도 좀 있다고 하는군요.
장점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바쁜 홍콩인들의 생활에서
가사 부담을 덜어주고 육아도 더불어 담당하기에
아이들에게 정서적인 안정감도 주고 그런 장점이 있겠죠.
그리고 메이드 입장에서도 40만원이 엄청난 돈이라
그대로 전액 본국에 보낸면 가족에 큰 도움이 되고..
제 친구 말이, 자기 조카네 집 필리피노 메이드가
10년간 일하고 조카도 다 크고 해서 집에서 메이드를
본국으로 돌려보냈답니다. 가족과 메이드 관계는
무척 가족 같았고 조카와 메이드 역시 서로 좋아하고
그래서 돌아갈때 공항까지 마중나가서 펑펑 울고
한동안 엄청 메이드를 보고 싶어했다고 하네요.
뭐 지금은 괜찮다고 하지만...;;
그리고 메이드와 의사소통 하기 위해선 영어를 써야하기에
어린 홍콩애기들이 영어를 잘 한다고 하네요.
전반적으로 홍콩사람의 영어 수준은 중상정도..?
기본적인 말은 다 할 줄 안다고 친구가 그렇게 말하고
제 느낌은 물론 한국보다는 잘하는데(홍콩에 직접
가본건 아니라 제가 호주에서 본 사람들 수준),
확실히 20대 중후반이상 홍콩이 완전 식민지 시대였던
사람들은 확실히 잘한다는 느낌이고 그 이하는
영어를 제2외국어로 배워서 쓰는 수준이라고 느껴지네요.
예전 식민지 시대엔 학교는 100% 영어를 쓰고
선생도 일부 중국계 선생과 대다수 영국계 선생이었다는데
지금은 선생 비율도 반반정도고 중국어를 더 쓰는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하네요.
이렇게 메이드의 장점도 있는 반면
외국인 노동자 유입하면 딱 떠오를 수 있는 문제
불법체류.. 노동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하고
대부분의 메이드는 선량하다고 하지만
일부 주인가족의 귀중품을 훔쳐 달아나는
메이드도 있다고 하고, 얼마전 기사화 된 일 중에선
한 필리피노 메이드가 집주인(남)에게 지속적인
폭력 구타 속에서 일을 계속 했는데
메이드가 앙심을 품고 2달 난 신생아를
심하게 흔들어서 허벅지쪽 뼈 한쪽을 부러뜨린후
부모는 그 일 약 2주후에야 병원에 피부 알러지 때문에
찾아갔다가 아이상태를 알고 메이드를 고소해서
메이드가 8년형인가 선고를 받았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이 이야기를 하면서 제 친구는
메이드의 근로조건이나 보수가 너무 적어서
너무 안쓰럽다고 하더군요. 서로 좋은 관계로
일 해나가면 좋지만 대다수가 보통 아니면 악조건에서
일하고 있다고 하네요.
사실 더 많은 홍콩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이렇게 하면 제 대만친구가 절 취조했던 것 처럼
되지 않을까 싶어서 관두고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었습니다. 역시 현지인에게 직접 듣는 현지
이야기는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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