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 15일

수면 내시경 후기

어제 오후에 내과에 갔었습니다.

의사와 상담을 하고 몇번 제 배를
눌러보고 이야기를 하고.. 한달 반 여의
이유없는 소화불량...그냥 이런 진료로는

잘 모르겠다 결국 내시경을 추천하더군요..

뭐 제가 의사라도 내시경 아니고서야
제 상태에서 어떤 진단도 내리기
그렇다고는 생각해서 뭐 낼 아침에
하죠 하고 쉽게 예약하고 귀가.

오늘 아침에 다시 간 내과
아침에 손님 별로 없을줄 알았는데
손님도 꽤 있고.. 직장인,할아버지,할머니;;


일단 혈압 재고,
엉덩이에 어떤 주사 한 대,

내시경실 들어가서 하얀 시럽 두 숟갈,
(윤활제 같더군요..)

노란 시럽 두 숟갈,
(이건 구강마취제.)

전 이 걸 물고 있으라길래
한군데 몰아서 물고 있었는데
나중에 뱉으라더군요.
뱉을때 느껴진 입속의 얼얼함.
아..-_-;; 혀끝과 입 앞쪽 천장만 마취되고 ..

그 담에 바지 허리 풀고
입에 마우스피스 물리고
손끝에 집게 하나 끼우고 오른팔에
수면유도제 꼽고...



곧 잠이 들고..
시술시간은 한 4분 정도
문제는 끝나기 한 20초 전에
제가 깼던 것이 문제..
호스가 막 뱃속을 휘젓고 다니고
목이 조금 아팠고
막 깼을때 얼떨결에
정신도 없고 일순간 내시경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깜빡해서 막 입으로 코로 숨쉴려고하는데
입은 마우스피스 때문에 안다물어지고
잠결에 당황하고..

막 간호사가 입 벌리고
가만히 있으라는 말이 꿈결처럼 들리더군요.

그리고 끝.

간호사가 부축해서 수면실에
잠시 들어가 누웠는데, 시술전 벗어논
외투와 모자를 간호사가 제가 누운
이불위로 확 던지더군요.

사실 어제 갔을때부터 이 병원의 간호사
아니 조무사들이 맘에 안들었었는데 계속..

코트,모자와 함께 안경도 있는데
간호사들이 안경도 던졌을까봐
누워서 2분도 안되 벌떡 일어나서 막 안경을
찾아보니 안경이 없더군요 ㄱ-

일어나서 입 헹구고 다시 누웠다가
안경이 박살났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밖으로
나가서 카운터에서 안경 찾고 그러다보니 깼더군요.

뭐 보통 2-30분 개인차 있지만 쓰러져 좀 자다가
정신 돌아오면 걸어나가는데.. 수면실도 침침하고
기분도 답답하고 해서 얼른 걸어나가서
의사한테 결과를 들으니,

보통 사진만한 크기의 종이에 사분할되서
제 위 십이지장 등이 컬러로 찍혀있는데
위랑 식도에 약간의 염증이 있는데
소화불량을 일으킬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약간의 점 몇개가 -_-

위염 식도염으로 소화가 안될 정도라면
완전 피바다에 표면이 허옇게 일어날 정도는되야
아 확실하구나! 이 정돈데
뭐 의사의 결론은 스트레스 등의 심리적 영향.
음.. 그렇게 사만칠천원짜리
수면내시경이 끝났습니다..

약은 5일치를 받았는데 4천원.
내 비염약은 2주에 삼천원인데..
뭔가 구성성분이 다르겠지만 좀 비싸다는 느낌..


결론은 다음에 또 내시경을 받으면
일반으로 하겠다는 것. 물론 침 질질 흘리는
내 모습을 맨정신에 보고 좀 충격 받을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하고나면 목구멍 좀 아픈 건
마찬가지일 테고 일반은 가격이 만칠천원으로
훨씬 싸니까..


이 병원 다 좋은데 조무사들이 참 별로더군요.
직원이 친절한 병원이 있고 그저 그런 병원이 있는데

이 조무사들은 의료계쪽 사람들(의 부정적)특징.

귀찮아하면서 무심한 말투.

불친절로 확 꼬지를까와 그냥 참자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서비스가 압권인데..

의사는 진짜 친절하고 싹싹한데
(얼굴은 하나도 안친절하게 생겼음)
조무사들은 왜 이럴까 분석해보면..

첫째, 동네에 이 내과 말고 3개정도 근거리에
다른 내과가 있어서 그런지 주6일제의
격무 환경이 한 원인.

둘째, 게다가 월급도 쥐꼬리다.(추정)

그러니까 별로 친절하게 서비스 할 맛이 안날까 싶은데..

간호사인 제 친구에게 건너들은 이야기는
보통 이런 개인병원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거의 조무사이거나 간호대 갈려고 준비하는 조무사
뭐 그런 사람들인데 엄청 쥐꼬리 월급을 받는다고..
한 80정도..

뭐 몇년전에 들은 이야기니 다를수도 있지만
제 간호사 친구의 조무사로 일하는 한 친구는
추석때 보너스라고 원장이 3만원 봉투에 넣어줘서
이걸로 사람 갖고 장난치냐 아니냐로 격분했다는 후문.

그리고 예전에 몸이 좀 안 좋아서 다른 내과에
좀 장기간 매일 다녔는데 링거 맞고 막 누워있으면
옆 방에서 조무사 둘이 원장 씹는 이야기로
날 새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떨더군요.
물론 원장이야 환자들에겐 당연히 친절하지만
직원한테 태도는 또 다르고 그러니까..

후.. 저도 아르바이트를 통해서 남을
쵸큼 이해하는 성숙한 인간이 되었군요.

예전에는 씹숑새퀴..지옥에나 가라
오늘 집에가다가 다리가 부러져라|! 이런 식으로
뒤에서 조용히 행복을 빌어줬는데..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됬습니다.
다만 다음엔 다른 라이벌 병원에 가야겠다는 생각.

사실 이병원 말고 옆건물에 다른 내과는
크기는 절반인데 어제 갔을때
대기실 완전 꽉차서 여기로 왔는데
여기는 어제 그 시간이나 오늘 아침이나
엄청 큰 대기실에 비해 사람이 없더군요.

고혈압이나 당뇨 환자들은 한 병원 정해서
약 받으러 계속 오는데 조무사들의 불친절이
장기 손님도 다른 곳으로 몰지 않았을까하는
추측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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