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5일

15살된 티비&비디오 사망



오늘 아침 눈을 뜨고 잠에서 깰겸
안방 화장실로 가는 길에 티비를 틀었는데
안나오더군요. 좀 당황..

넉달전에 같은 문제로 고장나서 고쳐서
어찌어찌 보게 되었는데 이젠 완전 사망인듯...
하여튼 막 버튼을 눌러보고 껐다 켜보고 했지만
티비는 그저 '외부입력' 단색 화면만 띄울뿐
침묵. 지글지글 거리는 것도 아니고 ...

아무래도 15살짜리 골드스타 티비와 비디오는
사망한 듯 합니다;;

덕분에 오늘 하루는 티비 없는 하루를 보내야 했습니다.
거실에 물론 티비가 있긴 하지만 그냥 유선 티비.

제 방에선 한 석달전만해도 컴퓨터 모니터로
케이블티비를 볼 수 있었으나
원인불명 어느날부터 기본 4채널만 나오기 시작.
거의 티비를 안보게됬죠.


그래서 집에서 쉴 때 낙중에 하나가
제가 너무나 사랑하는 무한도전이나
기타 웃을 수 있는 쇼프로시간에
안방 흙침대에 베게 잔뜩 쌓아놓고 누워-_-
그냥 아무생각없이 웃던지 하면서 쉴때가
행복 중의 하나였는데...

오늘 티비가 없으니 진짜 허전하더군요.
인터넷과 NDSL로 버티긴 했지만
할 일 없을때 티비 보면서 머리를 못 식히니까
진짜 갑갑...

특히 케이블 재방송으로 보내주는 버라이어티 쇼오락
프로들이 없으니 엔돌핀이 안나오는 현상...

(예전엔 절대 버라이어티 안보고 오히려 싫어했는데
나이가 먹으니!? 그냥 웃음을 주는 프로면 다 좋아짐)


이 티비 사기전에는 손으로 버튼 눌러야
채널이 바뀌는 티비를 썼었죠. 그 당시 대세는
돌려야 채널이 바뀌는데 우리집건 특이하게
은색 길쭉한 버튼을 눌러야하는 방식. 미쯔비시였나..??
아빠가 일본쪽 출장다니면서 밥통이 아니라 티비를 사오셨었나 -_-
정확한 경위는 모르겠지만 그 디자인이
아직까지 제 기억에 선명합니다.

왜냐하면 부모님이 늘..
민트야~ 8번~ 11번~ 이런식으로
어린 저를 부려먹으셔서 -_-...

그 이후에 산 티비가 요놈..

ㅇ가격은 56만8천원이었군요. 금성사=골드스타=엘쥐
촌스러운 이름에서 세련된 이름으로... 근데 뭐의 약자였지;;??
원래 붙어있던 스티커를 신경 안쓰고 냅뒀는데
엄마가 지저분해서 뗄려고 손톱으로 긁었는데 너무 오래되서
스티커와 티비가 아주 유착이 되버림. 도저히 뗄 수없는
뭐 부적처럼 되버렸어요...ㅡㅡ;;

ㅇ당시 이 모델 별명이 무려 인공지능. 나름 많은 기능이 있었던 것 같은데
우리 가족은 15년동안 비디오 녹화 한 번도 못함;; OTL...
내 뽀뽀뽀와 만화도 녹화를 못해준 무능한 부모님...이 아니라
사실 저도 녹화를 지금도 어찌 하는지 모르는...-_-
기능은 쓰기 단순하고 편한게 좋은데 옛날거 치고 꽤 기능은 많은데
인터페이스가 좀 복잡해서 녹화가 한두번 됬다가 안되고...
ㅇ엘쥐는 골드스타였죠. 당당한 저 마크.
케이블 기사가 일일이 채널 기억-저장 시키는걸로 수리하고는
엄마 너무 좋아했는데;; 그래도 인공지능 모델이야~ 이러시면서 ㅋㅋㅋ
ㅇ왼쪽이 비디오, 오른쪽이 티비 리모콘.
세월의 풍파를 맞으며 덮개는 날아간지 오래고
건전지 덮개도 내가 밟아 약간 부서져서 테이프로 돌돌 -_-
왠지 찍어줘야 될 것 같았음.



한 12년정도 크게 고장 없다가 이사오고 나서
새로 티비를 연결하니 안나오더군요. 워낙 오래되서...
그래서 이사와서 안에 부품 하나 교체하고...
쭉 이걸로 케이블 시청을 했었는데
예전에는 비디오보단 작은 정사각형 단말기를
티비랑 같이 연결해서 썼었는데
어느날부터 케이블 사업체 측에서 그 단말기를 회수하더군요.

시스템이 바뀌어서 그 단말기 없어도 시청이 가능하다고...
근데 저희집 골드스타는 그 단말기를 떼니까
케이블은 커녕 일반 채널도 수신을 못하는 상황 -_-
이유는 역시 너무 오래된 티비라...;;
그래서 케이블 기사에게 컨버터 철거하지 말라고 하고

계속 쓰다가 결국엔 컨버터도 고장 비스무리한 상황.
케이블 기사가 와서 비디오 기계를 컨버터 대신 연결
티비를 보고 싶을때마다 티비와 비디오기계를
켜면 티비 시청 가능하게 만들어주고 감;

(비디오 기계는 거의 6년쯤 창고에서 잠 자다가
컨버터 고장으로 다시 빛을 봄. 기사가 비디오에
케이블 채널 60여개를 일일이 기억-저장시켜서 어찌어찌
작동되게 함.)


그리하여 오늘날까지 15년하고 한 5개월쯤 버텨왔는데
드디어 사망... 지난번에 부품 교체하고 수리할때도
한 6만원 -_- 돈 줬는데..
(당시 수리기사가 이리 오래된 티비는 참 오랫만에 고쳐본다고)
이제 그냥 버리고 하나 사는게 경제적인 시점이 온 것 같습니다.

요즘 왠만한 집에 평면티비가 있지만 저희집엔 아직도
거실, 안방 볼록이 티비였는데 이제 안방건 사망.

저희집 식구들이 워낙 집에 안붙어있고 거의 밖에서
시간보내니까 볼록이로도 큰 불만은 없는데
다른 사람들한테 이야기하니 좀 깜놀.. 반응이;;


그런데 좀 신기한게 가끔 컴퓨터나 기게에도 'Soul'-_-이 있나
싶은게... 오늘이 화요일. 어제 월요일날 엄마와 제가 집 밖에서
대화를 나누다가 안방 티비 이야기가 나왓는데 엄마가
"안방 티비 고장날 때 됬는데, 이번에 고장나면 버려버려라~"

"아니, 고장 안 날거 같은데, 이번에도 고장나면 고쳐써야지"
(왠지 한 20년 채워쓰고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으이구~ 지난번에 한 번 고치고 났더니 화면 크기도 약간 줄었잖아.
이제 쓸만큼 썼다. 이번에 고장나면 버리자"


-> 요런 이야기를 어제 오후 6시쯤 했거든요;;
월요일 밤에 자기전까지 티비 잘 보고
화요일 오늘 아침에 일어났는데 티비 딱 고장 'ㅁ'...

티비가 텔레파시로 대화를 엿들었나...집 밖이었는데;;

뭔가 근근히 버티다가 처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명줄을 딱 놔버렸다.. 이런 느낌이랄까...
좀 슬프기도하고..(20년 못 채워서;;)

우리 가족은 백색가전 제품은 엘쥐를 선호하는데
찜질방에서 우연히 들은 아줌마들 대화도 그렇고
티비,냉장고,선풍기 이런건 엘쥐가 삼성보다 나은데
또 요즘것보다 옛날 제품이 더 낫다고...
엘쥐,삼성 둘 다 옛날 제품이 명품이었다, 고장 절대 안나고
요즘건 크고 선명하지만 잔고장이 잦다..뭐 이런 평을..


어쨌든 오래 버텨준 엘쥐 티비에 감사하며...
섭섭하지만 내일은 티비 한 대 사러 가야겠습니다.
별 이변이 없으면 또 엘쥐로.. 15년 이상 갈 수 있을까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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