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18일

수박사러 갔다가 생긴 일.

1주일 전에 집근처 농협마트에서
수박 반쪽을 사왔는데 대성공.

저는 사실 과일은 아무데서나 사와도
맛있고 없고는 랜덤~ 이런 사상이었는데
어머니가 농협이랑 좀 친하시다보니
저의 이런 생각에 일침을 놓으며
농산물은 농협이 짱~! 이라심.

그래서 최근에 과일이고 채소고 김치고
농협에서 사온 아이템들을 다 생각해보니
다 성공적.

게다가 예전에 노떼마트에서 브라질산 태국산
중국산 닭꼬지에 충격을 받았는데 일단 농협은
고기도 다 국산. (한우까진 아니라도 일단 국산인듯)


오늘도 지난번처럼 수박 반통 오로지 그것을 사기 위하여
같은 농협을 방문.

갔더니 한 통짜리 수박 뿐이고
반통짜리 들은 이미 다 나간 상태.

서성이던 남직원에게 수박 반 통짜리 어디갔냐고 물으니
낮에 썰어논 거 다 팔려서 한 통짜리 사가라고 -_-

마침 그 때 젊은 부부 한 쌍.
자기네들도 반통을 사고 싶다는 의사 표시.


그러자 신랑과 엄마의 눈빛교환.
직원이 한 통 잘라서 갖다 준다면
우리가 반 통씩 가져가겠다는 딜을 제의.

직원 왈. 수박 자르는 사람이 퇴근해서
잘라줄수가 없다. 그냥 한 통짜리 사가라 -_-


엄마 격분.
나름 평소에 예의와 교양을 중요시하지만
손님이 사가겠다는데 반통을 못 팔겠냐고
화내면서 칼 가지고 오면 우리가 잘라서
가져가겠다고 주장;

신혼부부의 남편. 칼 가지고 오면 자기가 자르겠다고 주장;


현장의 담당 직원 계속 안된다는 말 되풀이.


엄마 화나서 점장 번호 까라고 말함.

모른다. 고객 센터가서 물어보시라..자기는
너무 낮은 직원이라 점장 번호 알 턱이 없다.



엄마 고객센터로 ㄱㄱㅆ -_-
점장번호 필요하다고 하니
직원이 사연을 물음.
대충 여차저차 설명하니 수박 잘라주겠다고 함;

결국 그러고 나서도 10분 기다려서
반 잘린 수박을 젊은 부부네와 갈라서
올 수 있었음.


다른 40대 여직원 말,
원래 오후 2시쯤에 수박 잘라 놓고 파는데
오늘은 반쪽짜리가 일찍 다 나갔다.
그리고 수박 자르는 사람도 퇴근해서
어쩔수 없었다.

엄마: 그래도 고객이 사가겠다는데 당연히
네~ 하고 칼을 가져오던지 칼로 바로 잘라줘야지
그리고 나만 사겠다는게 아니라 다른 한팀이 수박만
잘라 놓으면 사가겠다는데 왜 그러냐,
나 진짜 점장한테 물어보고 이 상황이 내가 수박을
살 수 있는 상황인지 아닌지 물어보고 싶다~


그렇다고 점장님한테까지 얘기하시면 저희가 혼나요~


ㅡㅡ;; 고객이 불만만 없으면 너희가 혼날 일은 없을텐데..


하여튼 수박 사는데 한 20분 소요.
맛은 지난번과 똑같은 맛. 좋긴 하다.


나오면서 엄마가 하는 말.
다음엔 농협마트 올때 랩이랑 칼 가져와서
한통 산 다음에 밖에 나가서 반 갈라서
다른 사람이랑 나누던지 해야겠다면서..-_-


*오늘 일의 문제점 요약

1.오늘 느낀 점은 일단 1차 담당했던 직원이
워낙 허드렛 레벨이고 자기 사업장도 아니다보니
그냥 지시한대로 안된다만 되풀이해서
손님 열받게 한 점.
(창의적인 대처, 문제 크기에 대한 상황판단,
일에 대한 열정 등 복합적인 문제인 듯..)


2.그리고 반쪽짜리 수박에 대한 수요 불충분.
우리가 약 20분간 실갱이 하면서 수박코너에 서있는 동안
네다섯 명의 사람들이 수박 코너에 와서 두들겨 보고
들여다보고 하다가 그냥 수박 안 사고 감.
만약에 반쪽 수박이 준비되 있었더라면 수박 사 갈 사람들.

농협마트는 근처 다른 경쟁마트인 노떼마트보다 서민층이
많이오고 차 보다는 걸어 오는 사람이 많은 편인데
날도 더운데 아무래도 통수박 들고가기도 그렇고
요즘은 식구수가 적어서 반쪽 수박이 더 인기가 있음.


3.오후 5시 이후에 오는 사람들 중에서도 틀림없이
반쪽 수박을 원하는 사람이 있는데, 만약 주변에 직원도
없고, 울 엄마처럼-_-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사람도
없다면 한통 못하고 뭐 옆에 참외나 포도나
이런 거 아마 사 갔을 듯...



하여튼 농산물이나 먹거리는 좋은게 농협마트긴 한데
서비스는 노떼나 이마트보다 떨어짐. 요 마트들은
일단 물건 수량부터 넉넉하게 준비해 놓고
잘라달라고 하면 즉각적으로 잘라줌.

사실 그리 긴 시간도 아닌 몇년만에 한국에서 마트를
이용하면서 나와 같은 동기였던 친구와 이야기해보면
서울도 몇년전보다 훨씬 친절해졌고 부산도 겁나 친절해짐.

그건 사실인데 농협마트는 아직도 도매상가삘.
(실제론 소매유통중이지만..)

쌀이고 김치고 엄청 큰 포장 대용량.
농산물을 제외한 공산품등은 물건 구색도 덜 다양.
주거지 밀집 동네 장사를 할 거면 좀 더
세련되고 소포장 단위로 물건을 팔았으면 함.


어쨌든 승리의 우리엄마 -_-V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