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30일

6/28 촛불원정기

부산에서 10시 15분 케텍스로 출발했습니다.
1시 몇분 서울역 도착.
서울역 바로 옆 노떼마트에서 점심 간단히 사먹고
물 좀 사서 광화문 가니 두시 반.
아무도 없었습니다 -_-

일부 예수천국 불교지옥 이신 분들과
유모차 몇몇대가 있었는데
잠깐 앉아 기다리니 유모차 분들도 사라지고
제 지인분이 지금 시청 아니면 경복궁인데
경복궁 위험하다는 문자를 보내주셔서
시청으로 이동.

시청에 가니 사람들이 좀 앉아 있더군요
예상보단 적은 수였지만.. 그중 한 단체와
이야기를 하니 비가 와서 사람들이 적게 온거라고
(기상청 요즘 예보가 계속 틀리고 있는데
저와 제 친구는 이거 음모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함.
비온다는 예보 나오면 아무래도 모이는 사람 수에
영향이 있는데...)


어쨌든 개인으로 올라왔기 때문에 (저+친구1)
그 단체에 합류해서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근데 리더라고 해야하나... 뭔가 혼란이 있었는지
경복궁에 먼저 선발로 간 사람들이 포위돼있다고
그 사람들 구하러 행진하자고 하면서
2시간 행진했는데 중간에 길 두 번 정도 잃고
다시 서울광장으로 돌아옴.

(여기서 결정적으로 체력 저하...
그냥 서울시내 2시간 행진만 한게 됨...
차라리 그냥 광장에 앉아 있을껄 하는 후회)


서울 광장에 앉아서 잠시 휴식 취하다가
자유연설 좀 듣고
그 후 서울광장 뒷길 대로라고 해야하나
서울특별시의회인가 있는 길로 이동.
최전선에 자리 잡고 앉아서 한시간 정도
노래하고 구호 외치고... 그러다 7시쯤 됬는데
여경의 두차례 경고 방송.

*여기서 최초로 프락치 직접 봄.
시민들 다 자리 잡고 앉아 있거나
노래 구호 외치고 있는데 어떤 남자
전경버스 세대중 제일 왼쪽 버스의
문을 마구 두드림. 거의 몇분 동안 두드리다
버스 방어를 위한 쇠사슬무늬 껍데기라도 해야하나
그걸 힘으로 뜯어서 앞문을 마구 두드림.
그러다 차 유리 깨짐.
그러자 안에서 전경이 소화기 뿌림.
전경이 막 튀어나오지는 않았는데
사람들이 하지마~라고 외쳐도 아랑곳없는 남자.
그리고 주변에 하지마~라고 외치자
해라 해라~ 하고 외치는 몇몇 과격파 남자들.
왠지 팀프락치인 듯...


그 때 리더가 환자나 약자 등 집에 갈 사람 집으로
가라는 신호를 줌. 보통 3차례 경고 주고
강경진압 하므로... 그 당시 맨 앞에서 다섯째줄 앉은
나와 내친구 불안을 느낌 (완전 비무장-_-)

그리고 일부 회원들 귀가.
우리 일행은 일단 자리를 떠서
뭐 집에 가야하나 어쩌나 하다가
보니까 아고라 연합에서 행진하길래
그 대열에 끼어듬.

아고라는 세종로로 행진.
막혀있었음.
엄청난 인원이 세종로에서 광화문 가는 길을
꽉 막고 섬. 거기서 중간앞쯤 서서
구호와 노래부름.


그러다 한 아홉시쯤 됬나..
물대포 발사 시작. 그래서 전대열
약간 뒤로 물러남. 계속 물대포에,
소화기 빈통, 돌멩이가 날라다님.
나중엔 시민도 소화전에 호스 연결해
반박을 시도했는데 위->아래와 아래->위의
강도가 같을까만은...


젤 최전선에서 부상자 생겨서 트럭 탄 대책위에서
의료진을 애타게 찾았지만 의료진이 세종로쪽에는
전혀 없었음. 그리고 친구의 문자중계 왈,
완전 포위해서 사람과 119도 못 가게 하고 있다는 중계.
그래서 그 때 다친분들 어찌 됬는지 모르겠음...

예전에 인터넷에서 대책위가 별로 사랑?받지 못한다는
말이 실감이 안났는데 이번에 실감이 났음.
왠지 행진 시키고 힘만 빼는 느낌.
버스에 밧줄 묶어서 끄는 것도 거의 두시간 했는데
사람들 힘 빠지고 다치고
계속 서 있는 것도 다리 아파서 인도에 많이 앉고

대략 8-12시까지 계속 참여하다가
사람도 많이 줄고 우리도 너무 체력이 떨어져서
현장에서 몇십미터 떨어진 피씨방으로 이동.
계속 서울시청쪽에서 참가하는 친구와 문자대화.
아프리카 방송보면서 정보를 전달.
잠시 쉬다가 서울시청 의료진에 의약품 부족하대서
편의점에서 뿌리는 파스 좀 사다가 서울시청으로 이동.


서울 시청에서 의료진을 아주 한참한참 찾았음.
아주 구석에 건물 그늘에 계셨음.
환자는 없었고 우리가 갔을땐 라면 끓여드시려는 분위기.
파스 일단 전달했는데 인터넷 아고라에서 의료진에
의약품 부족, 환자 속출이라고 해서 일단 파스라도
전달했는데 별로 반기는 분위기도 아니고 환자도
없어서 우리가 잘못 찾아갔나하는 의아한 느낌.

그리고 서울시청에서도 역시 최전선에선 물대포 쏘고
난리가 났었으나 안경 착용자로써 실명이나
청력 손실이 무서운 겁쟁이라 버스 줄다리기나 도왔음;
그러다가 12시 좀 넘어서 경찰들이 방패들고 튀어나와서
일단 도주.. 친구가 도주하다 전날 2시간밖에 못 잔 관계로
쓰러질 것 같다고 해서 일단 찜질방으로 이동. 집회참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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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앞글에 촛불원정대를 위한 팁에서도 썼었지만
지방에서 참여하시는 분들은 일단 오후 늦게 도착하도록
시간을 맞추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일찍 가면 갈수록
지방참여자는 체력이 떨어집니다. 일찍 준비를 해야해서...

그리고 절대 기본적 방어구를 갖춰야합니다.
토요일 심야 종로에선 그냥 닥치는대로 팼다고 합니다.
저야 중후반부에서 서있다가 갑자기 사람들이
다 뛰길래 같이 뛰었습니다만... 사실 정말 맨몸으로
최전선으로 나갈 용기가 도저히 안납니다. 정말
고글과 헬멧, 귀마개가 필수품입니다 ㅠㅠ



그리고 제 친구 처럼 감수성이 예민하신 분은
촛불 안나오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
사실 제 친구가 서울로 가지 않을래? 제안해서
서울로 갔었지만 제 친구 엄청 소심하고 예민해서
시위하다가 거의 패닉에 몇 번 빠졌었습니다...

시위하다가 우리가 중간 앞쯤 있었는데
물대포 쏘는 거 보고 눈 감고 눈물 흘리며 기도하고
소화기병 보고 속 안좋아서 제자리에 앉고
물론 친구가 정의롭고 감수성이 예민하긴 한데
자기 감정에 겨워 너무 스스로를 지치게 하는 것 같아
좀 안타까웠습니다. 전 아프리카나 중계를 통해서
어이 없는 상황에 너무 마음이 담담해진듯...


그리고 좀 놀라웠던 점은 시청주변에 특히 심했는데
대로변이나 큰건물 마당이라고 해야하나
가장자리에서 돗자리 깔고 소주 맥주 드시던 분들.
촛불 주변에 우비나 어묵 파는 노점상이 반짝 생기기도 하는데
허기를 채우는 건 괜찮긴 하지만 술은 좀 안드셨으면..
거기 일부러 와서 술 먹는 분들도 있고
중간에 커피사러 편의점 갔더니 집회 참여하다가
소주 맥주 드시는 분들도 있던데
온전한 이성을 유지하는게 본인 몸 지키고
집회 참여하는데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간간히 예수천국 불교지옥 이런 분들 때문에
좀 피곤했고, 부산 집회에서 볼 수 없었던
선동하는 사람들, 프락치 들 뭐 직접봐서 놀라웠고
★강기갑 의원과 악수했어요.
제 친구는 완전 클로즈업 사진까지 찍었는데
강의원님은 실물과 사진 똑같으심.. ㅋㅋ
사실 진교수가 보고 싶었는데 일본 가있으셨고 그 날은..


뭐 첫술에 배부르랴 이런 생각이 드네요.
서울 상황을 잘 모르고 준비를 해가서
다음에 또 가게 되면 더 잘 준비해서
체력안배도 잘 해서 더 적극적으로 참여 할 수 있을 듯.
당분간 다시 서울 가긴 힘들 듯 한데
(부모님께 거짓말하고 서울 놀러간거라 또 놀러 갈 수 없음 ㅠ)
나중에 또 갈 듯 합니다.

가기 전에는 이번 집회가 크게 봐서도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했는데 오늘 신부님 참여도 그렇고 앞으로도 정부에서
기름 요소를 빵빵 터트려줄듯하니 또 서울로 길바닥으로
나갈 기회는 많이 남은 것 같네요.

일단 다치진 않았고 그냥 좀 피곤합니다..
찜질방에서 잠 설쳐서 수면 리듬도 깨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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