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처음 와서는 집에 전화를 자주 했습니다.
1주일에 한 번 정도... 토요일이나 일요일 저녁때
정해진 시간에 집으로 전화해서 부모님과 통화를 했죠.
시간이 지나니 전화카드 사는 것도 귀찮고
솔직히 일상의 변화가 거의 없어서
(학교-집의 일상이고 기타는...뭐 별로 부모님껜 말씀드리고 싶지 않은
스트레스 요소들 뿐...)
부모님과 합의하에 전화 대신 이메일로 소통을 하기로 했습니다.
역시 처음엔 이메일로 일주일에 두세번 정도 오고갔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부모님과 저 사이에 암묵적으로
일요일 저녁 제가 이멜을 보내면 월요일 아침에 답장이 오는게
굳어지게 됬습니다. 왜냐면 저는 주말 저녁이 항상은 아니지만
비교적 여유가 있고, 부모님은 출근해서 직장에서
이멜을 확인하고 답장쓰기가 편하기 때문이죠.
물론 집에 최신까지는 아니지만 충분히 괜찮은 데탑이 있지만
부모님은 집에선 거의-전혀 컴 사용을 안하십니다.
(작년 여름엔 장마철도 있고 걱정되서
컴퓨터 하루에 한번씩 십분이라도 켜두라고
전화까지 했습니다 !!;;)
아빠는 워드 1급 자격증은 있으나 (엄청난 노력으로 따셨죠 -_-;;)
자격증을 딴 후 대단히 만족하여 집에선 컴을 안쓰십니다;;
엄마는 문서작업이나 인터넷은 충분히 쓰시나
뭐 게임쪽이나 이런덴 문외한이시고...
하지만 두 분의 공통점은 타수가 느리다란 점 이죠..
자격증은 없지만 엄마가 아빠보단 빠르십니다.
150-200타 정도..-_-;;
아빠는... 자격증 패스를 어떻게 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빠의 타수는 자격증 전과 후로 나눌 수 있다고나 할까요;;
아마 버벅손일 듯..
아빠는 그래서 거의 엄마편으로 할 말을 전달하는데 뭐 거의..
건강해라, 잘 먹고 잘 쉬어라(;?), 여행 많이 다녀라, 그런 류..
한 줄로 요약 가능한 안부 수준..
엄마가 그래도 저를 신경 써 주시는데
부모님께 생활의 힘든 점이나 스트레스 요소를
말해봤자 걱정만 끼치고 해결이 안되기에
가급적 말을 안하지만...
한 번씩 하면..
다음 답장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엄마 신상에 관한, 친척들이 무슨 일이 있었다는 그런
답장만 날라오더군요..
(아마 제가 말한 것 자체를 까먹는 것 같습니다.
이런 류가 70% 정도고...
가끔은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는 좋은 생각류의
글을 긁어 붙여서 보내주시는데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를 3권까지 읽고
좋은 생각을 한 때 좋아해서 엄청 읽어대고
일전에 말했듯 엄마가 리더스 다이제스트 한국판
거의 20년 정기구독자시라 어릴때부터 집에서
굴러다니던 리더스...를 읽은 저로써는
마음에 안 와닿더군요 ;;;;;
하여튼 가끔씩하는 저의 신세한탄의 70%는
완전히 묻혀서 날아갑니다.
공익광고에서 보는 부모 자식간의 대화가 안되는 문제...
와는 조금 다른 우리집의 문제인데...
고민이나 넋두리를 들어줄 사람이 없다는 것 참 답답하네요.
친구한테 하기도 좀 어려운 이야기는
가족인 부모님한테 하는게 좋은데 (너무 자주는 말고 적당히 걸러서)
저희 부모님(엄마)는 전화로 통화를 해도
넋두리를 하면 '응'도 안하고 가만히 듣고만 계시니...
참..-_-;; 답답...합니다.
어제도 전화를 7번 걸어서 간신히 통화가 됬는데
제가 말을 이것저것 막 해도 (좋은 일 + 나쁜 일)
항상 듣기만 하시니 뭐....
뭐 자식의 의사를 무시하고 자기 희망을
자식에게 주입하는 폭군형 부모보다는 낫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냥 어젯밤에 전화로 힘겹게 엄마와
통화하고 한번 끄적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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