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8일

퇴원 및 비중격만곡증 수술 후기1

오늘 점심시간 전에 퇴원해서 돌아왔습니다. 'ㅇ' 홈 스윗 홈~~
집구석이 토막일지라도 병원만 하겠습니까 -_-
(암환자님이 제 병실 룸메 ;;)


우선 까먹기 전에 수술에 관한 리뷰부터 써보자면

수술일D-1
: 미리 병원에 와서 입원수속을 밟고 병실에 자리를 잡습니다.
수술에 대한 설명과 사진 체크, 후각테스트를 합니다.
16가지 매직펜 뚜껑을 열어서 냄새 맡는데 저는 8점;;
제 옆에서 부인과 같이 합심해서 문제를 푼 아저씨는 10점..
사모님도 수술 받으셔야 될 듯;;

다음날 수술 시간을 대충 이야기 듣고 전날 밤 12시부터 공복 유지합니다.
저는 순서가 3/3 이었는데 안좋아요... 늦게 할 수록 밥도 늦게 먹기 때문에..
최소 6시간 지나야 밥을 먹을 수 있거든요..

아, 그리고 싸인을 두 번 하는데 수술동의서는 보호자가 꼭 해야하고
마취동의서는 성인이면 본인이 해도 됩니다. 더불어 무통마취
희망여부를 물어보는데 저는 했죠;; 겁쟁이라 -_-




수술일
: 수술 3시간 전까지 스탠바이 다 하고 있어야 됬습니다.
(제 앞 사람이 급취소 될 수 있으므로..)
단추가 아닌 아주 헐렁한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머리도 길면
양갈래로 단정히 노란고무줄로 정리하고 안경, 목걸이, 시계
이런 것과 속옷도 다 빼놓고 티비 보면서 놀고 있으면
병원 직원분이 휠체어 끌고와서 모셔갑니다.



수술실에 누우면 티비에서 보던 것 같은 마취마스크를 씌우는데
전 솔직히 눈 부릅뜨고 의사들 한번 놀래켜 보려고 했으나
마지막으로 들은 말은 "15cc 넣겠습니다" 하고 마스크가 입근처로도
오기 전에 실신 ㄱ-;; 입과 20센치는 떨어져있었는데 당하다니 !!!


그렇게 푹 자고 일어난 후 막 깨웁니다.
시트를 들어서 수술침대->일반침대로 옮기고 회복실로 갑니다.
회복실에서 주위를 대충 둘러보니 저 포함한 8명 있는데
제가 막 물 달라고 난리쳐도 아무도 관심1g 안줍니다.
왜냐면 제가 제일 안쪽에 쳐박혀있었고 급하거나
난리치는 사람에게만 관심을 주기 때문에 ㄱ-...




수술하고 가장 괴로운 건 수술부위의 통증이 아니라
(코+얼굴 속 빈 공간에 솜을 꽉꽉 채워서 느낄 겨를이 없..)
목마름이 가장 괴롭습니다. 관 끼우고 입 벌려놓은 상태로
2시간은 지나기 때문에 건조하고 따갑고 미치죠...




"우어ㅏ러ㅏ무ㅏㅇㄹ~ 물~ 물 주세요~"
해도 관심을 안 줘서 코와 입에 붙여놓은 호스 떼고
손가락 끝 맥박기(?)도 뽑고 상반신을 벌떡 일으켜보니
구석탱이였던지라 바로 왼쪽에 싱크대가 있더군요.


저 놈의 수도꼭지만 틀어서 입을 헹굴 수 있다면 아무것도 필요없다!!
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꽉 채워서 침대 난간을 내리려고 하니
옆에 스위치를 눌러야 내려가는데 그 땐 그걸 몰랐던...

이 정도로 발광하니 담당의사가 와서 왜 그래요? 물어보는데
물 달라고 하니까, 자기가 여기서 3년 수술하면서 물 준 사람이
한 명도 없고 앞으로 6시간 동안 못 먹으니까 누워서 쉬라며
친절히 다시 눕혀주고 ㄱㄱㅆ...

진짜 속에서 "야, 이 악마야~ 개새끼야~!!" 소리가 나올뻔 했지만
입이 마른 상태에선 그 마저도 사치라 차마 뱉지 못하고 쉬고 있었으나
나이가 너무 젊고 건강하다 보니 수술이 끝나자마자 마취가 깼고
그 이후로 병실로 갈 때까지는 맨정신에서 입이 타는 고통의 시간이
ㄷㄷㄷㄷㄷ ㅠㅠㅠㅠㅠㅠ



병실로 오니 엄마에게 물 타령을 하니 간호사 입을 피해서 넣어주셨습니다..
왜냐면 엄마가 작년 이 맘때 축농증 수술을.. 거의 유사한 수술을 하셨는데
입마름의 고통을 알기에.. 그리고 제가 위장수술 환자도 아니니까
물 떠넣어 주시고 젖은 거즈 주시고...


미친듯이 젖은 거즈로 없는 정신에 입 다 닦고 물 투입해서
입 안 습도를 맞추니 살 것 같더군요 ㅡㅡ;;
아픈데는 전혀 없고 다만 목구멍과 입 안만 건조할 뿐...
한 3시간 지나니까 앉아서 티비보고 완전 쌩쌩해 진...


이후 고통의 포인트,

a.수술하고 퇴원까지.. 그 이후까지도 잠 자는데 지장이 많습니다.
코를 솜으로 항상 막고 다닙니다. 감염 예방을 위해..
그래서 입으로 항상 숨쉬기 때문에 밤에 숙면이 안됩니다.

b.더불어서 입술과 입이 겁나게 마릅니다.
저는 다른 분들의 후기를 미리 읽고 들어가서 챕스틱과
물컵, 티스푼을 준비해서 수시로 바르고 입을 축였으나
미리 가능하다면 플라스틱 스포이트 같은 거 살 수 있으면
자다가 입에 좀 짜 넣고 하는게 숟가락보다는 물을 더 안 흘릴 것 같네요.

c.분비물의 문제...
코 내부에서 피가 나는데 그게 코, 입, 눈으로 나오는데
저는 90% 정도가 눈으로 나와서 난감했습니다. 그러니까 피눈물...
이미 잠을 못 잘 걸 예상하고 침대 세워놓고 기대 누워 눈 붙이다 보니
피가 죄다 눈으로 나온 듯... 누워 자는 척 한 분들은 코로도
많이 배출하시더군요.


수술 당일 & 다음날은 왼쪽눈으로 피가 줄줄 흘러 아침에 일어나니
피딱지로 인해 눈이 안떠져서 겨우 물티슈로 눈을 뜨고 -_-
그 다음날은 얼굴에 뭐가 붙은 듯해서 거울을 보니
오른쪽 콧구멍에서 난 피가 1센치 두께로 오른쪽 귀까지 수염처럼 ㄷㄷ

d.룸메의 중요성
빈객실이 없어서 6인실에 못 가고 2인실을 사용했는데
첫 날은 팔순 할머니 (거동 불편..),그 이후는 50대 암환자였는데
중요합니다. 룸메는... 팔순 할머니는 죽고 싶다는 말을 10초에
한 번씩 하시고, 암환자분은 계속 간병인에게 짜증과 지인들이
문병을 하도 많이 와서 돌아버리겠더라구요 (어제 하루 17명 -_-)
이 두 사람은 따로 또 이야기를..


★나름의 팁
: 익뮤에 시골의사, 박거성 두데 및 기타 팟캐스트, 댄스음악 등을
많이 넣어갔던건 정말 현명한 행동이었던 듯 합니다. 잘 때는
룸메도 있으므로 티비 보기는 그렇고해서 그냥 음악이나 라디오를
듣다가 지쳐 쓰러져서 잠시 눈 붙이는 식으로 3-4시간씩 하루에
잔 듯 합니다. 그런 거 없이 그냥 눈 붙이고 자야지 하면 구강호흡에
너무 집중하게 되고 입도 더 빨리 마르고 입에 물 축여야지,
입술에 챕스틱 발라야지... 더 부산해지는 ㅠㅠ

아, 그리고 입원하기 전에 핸드폰 요금제를 i요금제로 바꿔서
데이터 통화를 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잘 한 짓;; 자차 운전도 하고
회사, 집만 왔다갔다하면 핸드폰 활용을 할 일이 없는데
병원에서 폰으로 인터넷 못 했으면 죽었을 듯.. ㅠㅠ
월 500메가 무룐데 10월 현재 잔여 데이터량 88메가...
돌이켜보니 약간의 독서와, 많은 음악감상, 더 많은 인터넷질...로
시간을 떼웠네요. 나오는 밥 꼬박꼬박 먹으며...



★수술을 생각하시는 분들께,
살면서 보니 비염 때문에 호흡 장애가 있는 분들이 꽤 많더군요.
죽을 병은 아닌데 짜증나게 힘들거든요 요게..-_-
이번에 병원에서 상담 받으면서 느낀 점은 원인이 알러지성이라면
체질, 환경개선 등으로 고치셔야 될 거구요 ㅠㅠ 구조적인 문제라면
(저처럼..) 수술이 답입니다. 약물로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전 10년을 끌다가 했고 아직 결과는 잘 모르겠지만 (솜 빼면 알겠죠;)
후회는 없습니다.

CT 촬영에 맹점이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비중격이 약간 휘었는데
아무리 봐도 수술 할 정도는 아니라면서 가는 병원마다 그랬지만
수술 끝나서 의사 말이, 뼈 뒤에 살이 많이 부어있어서 막혀있었다.
아마 많이 답답했을 것이다... 이런 말으....ㄹ

그런 촬영은 뼈만 하얗게 나오고 살은 기도를 막든 말 든
안나오기 때문에 저 같은 분들이 있을 수 있을 겁니다.
전 어쨋든 누명이 벗겨진 느낌..
이런 건줄 알았으면 진작에 병원에 가는건데 ㅠㅠ


이번에 병원가서 보고 느낀 점은 내일 마져 적어보겠습니다.
역시 병원은 생과 사가 오락가락 하는 곳이었어요 ㅠㅠ


▶요약
: 월 오후(입원)
  화(수술)
  수-목(요양)
  금 오전(퇴원)

댓글 5개:

  1. 후기를 화장실에서 킥킥거리며서 읽었답니다.
    저라도 수술 후기이니 시니컬하게 쓰지 않았을까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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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지저깨비님.. 뭔가 오해가 있으신 듯..
    시니컬하게 쓴 게 아니라 정말 가감없는
    제 마음입니다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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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수술 후로는 괜찮으신가요...?
    전 오늘 아침에 하고왔는데 죽을지경입니다.....
    너무 아파서....무통주사의 힘을 깨달아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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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익명님, 사실 고통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전 대학병원에서 해서 수술 후 부터 3일인가..??
    계속 무통 달아서 고통은 전혀!없었지만
    솜 뺄때 그간의 고통을 모두 모아서 느꼈죠 ;;;
    무통을 안 맞으신 것 같은데..ㅠ
    무통은 정말 소중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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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오늘 수술했는데. 지금 새벽 4시. 두통 및 입으로 숨쉬어야하니 잠을 잘 수 없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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