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5일

쇠고기 맛의 하향 평준화

2주 전 쯤 너무 갈비찜이 먹고 싶어서 노래노래를 하다가
엄마가 아는 ㅊ협직원분을 통해서 고기를 사오셨다.
한우 10만원어치... 세어보니 얼마 안된다.
그냥 마트에서 파는 흰색 스티로폼 접시라고 해야하나
하여튼 뼈다귀 한 8-9개 정도...?


열심히 인터넷에서 본 레시피 대로 양념에 재우고 해서
찜통에서 쪘는데.... 고기 냄새가 너무 심하다.
분명 신경써서 가위로 기름 다 잘라내고
핏물도 빼고 했는데 너무 냄새가 심하고 질겼다...


10만원어치 고기를 샀는데 한 번만 먹고 나머지
다 음식물쓰레기로 ㄱㄱㅆ 했다.
그리고 엄마와 다짐했다. 앞으로 돼지고기찜은 먹어도
쇠고기 갈비찜은 먹지 말자고...



쇠고기도 2년은 안먹다가(간접섭취 제외)
한우니까 먹자고해서 큰 맘 먹고 먹었건만...
그냥 단우(斷牛)의 의지를 더 굳히게 해줬을 뿐...


그렇게 2주가 지나고 우연히 그 분과 엄마가 만나서
그 때 쇠고기 얘기를 하니,
ㅊ협에서 한우 판매하는데 가끔 물량이 모자라면 거세한 숫소 고기를
팔기도 한 다는 것... 거세우들이 냄새가 난다고...


어이, 이봐요 -_-..

우리가 원하던 건 국산우가 아니라 한우였다.
한 번 먹고 쫑내더라도 한우를 원했는데 국산우를...이 싸람들이..

그리고 물량이 없으면 없다고 하고 안팔아야지
B급품을 이렇게 팔아도 되는거냐 진짜...
어쨌든 그렇게 컴플레인 거니까 그 분이 미안하다고
as 차원에서 암소로 다시 같은 양의 고기를 갖다주심.


지난번처럼 다시 쪄봤늦ㄴ데... 하아...

맛이 없다.


십 몇 년 전에 그냥 집 앞 상가에 동네 정육점에서
고기 몇 만원어치 사서 찐거 보다 맛이 없다.
그 때 우리 엄마는 요리 왕초보여서 (사실 지금도;;)
비율 맞추고 그런 거 없이 막 했는데도
그 때 갈비찜이 서너배 맛있었다.


아무리 먹어봐도 맛이 없고 기름도 너무 많이 나오고 진짜...

미국산 고기도 엘에이 갈비라고 아주아주 꼬꼬마때
미국서 살다 오신 이모님네 가서 맛있게 먹긴 했는데
그건 이모의 요리실력 때문이었을까...
하여튼 그 분들은 체류 경험 때문인지 미국 쇠고기 예찬 하셨는데
난 모르겠다. 미국산이 맛있는지 뭔가 맛있는지...


하여튼 이 쇠고기가 국산이라 맛이 없는 건지
냉동실에서 오래 묵었다 나온 미국산이라 맛이 없는 건지
뭐 호주산인지 알 길이 없다.


미국산 쇠고기 개방한다고 + 쇠고기 불안정성으로 인하여
키우는 일과 잡는 일 동시에 하는 사람 말고 도저히 이력을
확인 할 수 없게 섞여버려서 쇠고기 맛의 품질 하락이 온 듯 하다...
ㅊ협에서 고기를 사와도 맛이 없다.
(예전엔 그냥 먹을 땐 집 앞 정육점, 상급품 먹고 싶으면 ㅊ협이었음)


너무 맛이 없어서 실망한 나머지 엄마에게
이건 미국산이라고 했더니 엄마는 그럴리가 없단다.
인터넷을 거의 안하시기 때문에 이런 면에선 순진하시다.
ㅊ협이 속이면 어디 고기를 믿고 먹겠냐고...


어머니.. 그건 어머니의 바람일 뿐이죠...
농협에서도 한 번 뉴스 나오고 이마트는 빵빵 터지고...
마진 많이 남으면 무슨 짓이든 해요 ...


괜히 단우(斷牛) 잘 하다가 옛 추억에 쇠고기를 먹은게 후회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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