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5일

우리동네 상권 삼국지

십수년 살던 동네를 떠나서 이 동네러 이사온 지도
벌써 오륙년의 시간이 지났다. 새로 지어진 아파트촌이
다 그렇듯 처음엔 사람 살만한 동네가 못됬다.


다행히 ㅇㅇ마트가 있긴 했지만 아파트 별 상가에는
죄다 '오픈 준비중',  'ㅇㅇ일 오픈예정', 'ㅇㅇㅇ 입점 예정' 등
이런 플래카드만 붙어 있고 실제로 그 업종이 안 들어오는 일도 부지기수였고,
피씨방이 들어올 예정이라고 1년 가까이 붙어 있던 자리에는
이종격투기 체육관이 갑자기 들어선다거나 뭔가 좀 그런 일도 있고
어쨌든 동네 상가에 빈 구멍 없이 자리가 잡히는데 3.5년은 족히 걸린 듯 하다.


도깨비 터인지 적당한 사이즈에 매우 유동인구 많은 길목인데도
'떡집-옷가게-브랜드 운동화 가게-떡집' 이런 식으로 계속 품목 변경이 되면서
들어왔던 사람들만 울고 나가는 뭔가 이상한 터도 있었고...


하지만 우리 동네에서 제일 성업했던 업종이 3개가 있었다.


1.김밥나라
2.핸드폰가게
3.교회


상권 중에서 이 3개는 위,촉,오 라고 할만큼
내 눈에는 세력성장이 들쑥날쑥했다.


우선 김밥나라류는 9개 정도 까지 생겼던 듯 하다.
(여기서 상권은 우리집 기준으로도보 15분 반경인데
요 안에 여러 다른 신규 아파트들이 다 들어가고
그쪽도 포함하면 거의 우리동네 상권이라 할만해서..)


김밥나라부터해서 김밥파트, 김밥헤븐, 김밥축제, 김밥일병과 짜장병장인가
똑같지는 않지만 그 비슷한 이름에 이름은 다른데 거의 다 원조처럼 오렌지색
간판을 써서 사람들이 제목을 잘 인식하지 못하게 하는 그런 전법을 썼었다.
(처음 한 번만 !하지 몇 번 지나가다 보면 다 김밥나라로 인식되는)


김밥 값이 1,300원인가 오르기 전까지
정말 용호상박이라고 해야하나, 하나도 밀림 없이 팽팽하다가
최근에는 6개 정도로 줄어들었다.
개중에는 김밥나라에서 만두 전문점이라든가 아딸이라든가 살짝
블루오션(?)으로 빠져나간 점포도 있어서 뭐 소비자 입장에선 어쨌든 좋고..


두번째 성업했떤 게 폰 매장인데 초기에 6개 정도 있다가
현재는 한 12개 정도.. 각 브랜드별 + 이것저것 다하는 매장까지...
정말.. 이 동네가 인구 밀집 지역이긴 하지만
매장 유지가 되는지...  그 매장들 위치한 쪽 월세만해도 ㄷㄷㄷ한데...
하여튼 어떻게 이익을 내고 있는지 ???한 업종이고...


마지막으로 하이라이트가 교회...
(가시적으로 가장 좋은 성과를 내보이는 업종)


이 업종 역시 현재 12개 정도 있다. 절반은 이 동네에 아파트촌이
막 생기기 전에 원래부터 있던 중소교회고 나머지는 신규교횐데...

이에 대한 나의 감상은,

'한마디로 말하면 죽겠다.'


무교로써 교회들 영업전쟁 때문에 상당히 문 두드리는 사람이 많아졌고
큰 길 횡단보도 앞에서는 ㅇㅇ교회 다니세요라면서
휴지 나눠주는 아줌마들 때문에 짜증난다...

그 뿐만 아니라 집근처 공원에 왠 사람들이 여럿 입구를 지키길래 뭔가 했더니
레쓰비 데운거 나눠주면서 교회 오라고... 버릴까 하다가 손 시려서 만지면서
오다가 집에 들어가기 전에 쓰레기통으로 휙 버렸던 기억이...


이 12개 중에서 빅 3가 있다.


A의 경우 큰 길가 메디컬센터 빌딩 옆에 있는데 높이가 비등하다.
(메디컬센터는 10층임)
외형은 정말 도서관과 음악회관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공연장을
섞은 모양으로 생겼다. 아주 웅장하고 입구 계단도 넓고..
더 대박은 교회 건물 바로 옆에 건물 부지면적과 동일한 사이즈의 주차장이 있다;;
그 대로변에 ㄷㄷㄷ


B의 경우 아주 큰 옥상 대형 십자가가 특색이다.
그 십자가 높이가 족히 10미터는 될 것으로 예상한다.

어떻게 알았냐면 교회 건물은 n층이고 교회 바로 옆 건물이 n+3층인데
이 십자가가 정확히+3층한 세로 길이와 일치한다.
한 층 높이를 2.5미터로 계산해도  7.5미터가 나오지만
가정용이 아니라 상업용 건물이라 더 높을 천정을 생각하면 근 10미터일 듯..

게다가 밤에는 퍼런 네온으로 테두리를 쳤기 때문에
내 방은 꼭 커텐을 쳐야된다.. 제길 ㄱ-..

그리고 내가  생각해도 정말 B교회 십자가는 정말 아닌 것 같아서
맘속에 담아두고 미워하고 있었는데 하루는 그 밑을 지나가는데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됬다. B교회 이름이 길동(가명)교회인데 그 빌딩
1층 현관 명패를 보니 '길동빌딩' 이다 ㄷㄷㄷㄷㄷㄷㄷㄷ
거기도 최소 10층 상가 건물인데...



C교회.. 제일 민폐교회다.

일단 이 교회는 도서관 인근에 위치해 있다.
본관과 별관1, 별관2, 주차타워 5층이 한 세트이다.

일요일 되면 이 근처 인도, 차도 아수라장이 된다.
잘 모르고 지나가다가 이 길 통과하려는 사람들은 모세의 기적만 기다려야 될 뿐...

은 개뿔이고 인원통제가 안되서 한참 멕혀있다 나가야된다.

교회 옆에 맛있는 중국집과 국수집이 있는데
주말은 갈 생각 접어야 된다. 교인 전용식당이 되버림..

도서관도 이용은 포기해야 한다. 엄마, 아빠 기다리는 꼬꼬마들이
열람실을 8월 초 해운대 메우듯 점령하기 때문에 ㅋㅋㅋ



주차타워 넘치게 갓길 주차도 심하다.
그 인근을 지나가다가 갓길주차 차량을 보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죄다 고급차들인데 요 차들 본넷에 못으로 아주 뽀득뽀득하게
卍자를 새겨볼까...??? 했다가 인근 애먼 절에 불 날까봐 맘을 고쳐먹고
하게 된다면 †로.. 이런 상상을 ㅡㅡ;;


아.. 이 마지막 C교회는 생긴지 한 달도 안되서 케이블 기독교채널에
갑자기 나와서 당황했다. 재력도 연줄도 뭔가 빠와가 있는 듯 하다.

거의 안보지만 기독교 채널보면 이름 좀 들어봤다 싶은 목사들만
설교를 하길래.. 어찌 지방의 교회가 이리 순식간에 방송타나 싶어서...



절처럼 교회도 산속에 지었으면 한다. 돈도 많고 한데...
산이나 좀 주택지 말고 외곽에 짓고 그들끼리 고기도 구워먹고 체육대회도 하고
그러면 참 좋지 않을까 한다.


개인적으론 러브호텔과 마찬가지로 주택가에 설치 제한 업종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교인 및 타 종교인들의 주말의 평화를 뺏는 시설이다.


예전부터 우리 동네 상권에서 어떤 업종이 잘 되나 관심있었는데
수 년을 지켜 본 결과 '교회'가 가장 흥했다. 이런 추세라면
미래에 내 자식은 신학과 경영 복전을 한 번 시켜봐야겠다.

댓글 3개:

  1. 최근 제가 생각하는 것과 일치하는군요..ㅋㅋㅋㅋ
    재밌게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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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안녕하세요 아크몬드님,
    즐겨찾기 해놨던 블로그로 들어가니(시즌3)
    토트인가...다른 이상한 사이트로 변신해있던데
    너무 블로그가 많아서 어디로 들어가야할지
    모르겠네요 ^^;;
    하여튼 불황이 없는 사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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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교회사업 정말좋은사업이죠 꼭아드님 신학대학보내시어
    부자되세요

    언젠가교회신문보니 두당얼마씩 교회매매도하더군요
    종교인들도세금내는법안은안만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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