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1일

국물 끊기

대략 이번 주 수요일 부터 국물을 끊고 살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평생의 지병이었던 위염이 요즘
정말 악화가 되서 말이죠 -_-a


어렸을 때는 밥 때 전후로 공복이든 밥을 먹었든
항상 속이 쓰린 편이었습니다. 아마 최초로 속 쓰림을 느낀게 초등 2학년쯤...
엄마한테 속 쓰리다고 하니까 "배 고프니?" 하시면서
원래 사람은 배가 고프면 위액이 블라블라 속이 쓰려~
이렇게 이야기 하시더군요. 그래서 전 위장 활동이 왕성한 사람이구나 생각했는데..
이게 밥을 먹고도 속이 쓰리단 말이죠 ㅡㅡ;;


그래서 청소년기 때는 간식이나 빵이나 이런
부스러기를 많이 주워먹었습니다.
먹으면 그나마 덜 쓰리고, 덜 먹어서 속이 쓰리다고 생각을 했죠.
위염이란걸 어렴풋이 느낀게 대학생 시절 ㅡㅡ;;


주변에 위염인 친구가 말해주고 저도 곰곰히 생각해보니 위염인 것 같더군요.
특히 배도 안고픈데 속이 쓰린 고통이란...



전에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어떤 분이 리플로 양배추 쥬스를
갈아먹으라고 말 하셨던것 같은데 도깨비 방망이가 없어서 양배추 잎을
씹어먹고 물을 마시니 좀 나아지긴 하던데 집 주변 마트에서 파는 양배추가
완전 노지 양배추인지 부산에서 생으로 먹던 양배추와 완전 차원이 틀려서
생으고 먹던 짓도 못 하고..조만간에 집에 함 내려가면 도깨비 방망이 있으면
훔쳐와야겠습니다.


하여튼 인터넷 검색해보니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식사 전후로 물 등 액체 섭취를 줄이고 국을 먹지 않는 것!!

요 정도가 따로 돈과 시간 안들이고 할 수 있는 해결책이더군요.
그래서 사람들이 좀 신기하게 보기는 하지만 국을 점심/저녁 끊었습니다.


그랬더니.. 뱃속에 강 같은 평화가 찾아오더군요.
정말 편안하고 더부룩하지도 않고 속 쓰리지도 않고.
제 위가 특이해서인지 점심 이후에는 소화가 안되고 저녁에는
위액 분비가 활성화 돼서인지 속이 쓰려요 ㅡㅡ;;;


점심/저녁 둘 다 소식으로 바꾸고 국을 안먹으니 훨씬 살 것 같네요.
다만 넘길 때 목이 메이는 감은 없지는 않지만..


엄마한테 이 이야기를 하니 속상해 죽겠다는 목소리가 느껴져서
한국 일본 이외에 사실 상 국을 먹는 나라는 거의 없다.

일본도 손바닥만한 그릇에 된장찌개 먹는 정도고,
보통 쌀 먹는 나라는 그냥 맨밥만 먹으면 밍밍하니까 장아찌나 젓갈,
국물이 적은 카레 비스무리한 걸 만들어서 조금씩 끼얹어서 밥에 간을 해 먹고
양식도 스프가 있긴 한데 일반 가정집의 경우 늘 먹는 것도 아니고
국을 밥그릇만한 크기에 담아서 후룩후룩 마시는 건 한국 밖에 없으니
슬퍼하지 말라고 엄마한테 말씀드리니 금방 납득하신 듯 달라진 목소리 톤 ;;


하지만 직원 식당 반찬은 좀 별로고 국이 대박일 때 (?!),
나름 미련이 생겨서 국물 빼고 건더기만 건져먹었는데
그나마도 액체가 있어서인지 내면의 평화도 레벨 차이가 있길래
그냥 국물 완전히 끊었습니다.


밥,국을 다 먹어도 아무렇지도 않은 아름다운 사무실 근무환경이 와야 할텐데...
자의적으로 만들어지는게 아니다 보니 아마 이 회사 나가기 전 까지는
국끊기 운동은 계속 될 듯 싶네요. ㅡㅛ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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